IMF, 세계경제전망 수정 보고서 발표
선진국 5.1%→5.6%·신흥국 6.7%→6.3% 전망
격차 가른 것은 백신·정책 여력
한국 성장률 4.3%… 정부 목표보다 높아
코로나19 회복 국면에서 표면화되는 전 세계 국가 간 'K자'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빠르고, 재정 등 경기 대응 여력이 충분한 선진국과 변이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신흥국 사이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 같은 선진국과 신흥국의 격차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27일 IMF는 세계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월 발표치와 동일한 6.0%로 제시했다. 다만 선진국 성장률은 5.6%로 지난번보다 0.5%포인트 높인 반면, 신흥국은 0.4%포인트 낮춘 6.3%로 제시했다.
IMF는 ‘글로벌 회복 과정에서 단층이 벌어지고 있다’(Fault Lines Widen in the Global Recovery)는 보고서 제목을 통해 경제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반기 들어 더 빠른 속도로 회복할 가능성이 있는 선진국과 코로나19의 위협이 더 커질 수 있는 신흥국을 구분한 것이다.
경제 회복의 '키'는 백신 보급 속도다. IMF에 따르면 선진국의 백신 접종률은 이달 19일 기준 39.7%에 달하지만 신흥국은 11.0%, 저소득국은 이보다 더 낮은 1.2%에 그친다. IMF는 보고서를 통해 “예상보다 느린 백신 공급은 새로운 변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 백신 접종이 뒤처진 국가는 G20 국가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IMF는 인도의 성장률 전망치를 3.0%포인트(12.5%→9.5%),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5개국은 0.6%포인트(5.0%→4.4%) 낮추면서 “인도의 성장 전망은 3~5월 발생한 2차 대확산으로 하향 조정했고, 아세안 5개 국가도 유사한 역학 관계가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차이를 더 벌리는 요인은 정부의 재정 여력과 정책 의지였다. IMF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반영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6.4%에서 7.0%까지 높였다. 확장 재정 등 꾸준한 정책 지원을 하는 나라로는 한국을 포함해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이 손꼽혔다.
이 같은 '불균등 회복'은 IMF가 세계 경제가 "단기적으로 하방 위험이 더 크다"고 지적하는 가장 큰 이유다. 미국 등 선진국이 경제활동을 빠르게 정상화하고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통화 정책을 바꾸면, 그 영향은 신흥국에 미친다.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팬데믹 악화와 금융 긴축은 신흥 시장에 이중 타격을 가하고 이들의 회복을 심각하게 지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식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날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함께 공개됐다. 이날 IMF가 전망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4.3%로 정부의 전망치(4.2%)보다 더 높았다. 7월 이후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피해가 경제지표에 나타나지 않은 영향이지만, 이를 고려해도 'K방역'의 경제 효과를 높이 산 것으로 볼 수 있다. IMF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면서 올해 말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 전망치도 53.1%에서 51.8%로 크게 낮췄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계 경제 혼란 속에서도 우리 경제에 대한 평가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적극적 재정정책을 경제전망 상향의 주요 요인으로 명시하는 점은, 이번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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