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드' 상표권 본인·아들 회사에 넘겨주고
자회사 오라관광이 사용…수수료 챙긴 혐의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기소된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그룹 계열사를 동원한 부당 내부 거래로 재판에 넘겨진 이해욱 DL그룹(옛 대림산업) 회장이 1심에서 벌금 2억원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는 27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DL법인에는 3,000만원, 글래드호텔앤리조트에는 5,000만원의 벌금형이 내려졌다.
이 회장은 호텔 브랜드 '글래드(GLAD)' 상표권을 자신과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 에이플러스디(APD)에 넘겨주고, 계열사인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으로 하여금 이 상표권을 사용하게 하면서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또 오라관광에 브랜드 사용권 등 명목으로 APD에 31억원 상당의 수수료를 지급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김준혁 판사는 "APD는 오라관광에게 실제 브랜드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한 사실이 없고, 브랜드 수수료는 정상 가격보다 매우 크다"며 "DL은 APD에 브랜드를 사용할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오라관광은 APD에 유리한 조건으로 비용을 지급해 특수관계인 이해욱 회장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킨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또 "이 회장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견했다"며 "이 사건 범행은 대기업 집단이 부당한 내부거래를 통해 사익을 편취한 행위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DL과 글래드호텔앤리조트가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을 모두 이행했고, 범행 도중 이 회장과 아들이 지분을 모두 증여해 위법한 부분을 해소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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