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 브로커 유상봉씨가 2019년 7월 19일 서울 한 카페에서 진행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필로 작성한 진정서를 보여주고 있다. 홍인택 기자
사기죄로 실형이 확정되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잠적한 '함바(건설현장 간이식당) 브로커' 유상봉(74)씨가 도주 15일 만에 검찰에 붙잡혔다.
27일 인천지검에 따르면 검찰 검거팀은 이날 오전 10시쯤 경남 사천시에서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유씨를 검거했다.
유씨는 지난달 29일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자, 지난 12일 전자발찌를 끊고 잠적했다. 유씨는 2014년 3월 A씨에게 "내게 투자하면 울산 중구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의 함바 운영권을 주겠다"고 속여 8,9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씨는 지난해 4·15총선을 앞두고 예비후보자에 대한 진정서 제공을 대가로 경쟁 후보자로부터 함바 수주를 받거나 수주 약속을 받은 혐의로도 구속 기소돼 인천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유씨는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 윤상현(58)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안상수 전 미래통합당 의원을 검찰에 허위 고발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실명 위기일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며 보석을 신청해 지난 4월 1일 전자발찌 부착 조건으로 석방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과 구속 기간을 고려했다"며 자택으로 주거지를 제한한 상태에서 법정 출석 이외 외출은 할 수 없는 조건도 달았다.
검찰은 유씨가 징역형 확정 판결을 받자마자 집행에 나섰다. 대검이 지난 9일 유씨 주소지 관할인 서울북부지검에 유씨의 형집행을 촉탁한 것이다.
유씨는 그러나 형 집행 연기를 요청했고, 지난 12일 오후부터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인천지법은 잠적 다음날 유씨에 대한 보석을 취소했으며, 검찰은 유씨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검거팀을 꾸리고 추적했다.
인천지검은 "사기죄의 형 집행 검찰청인 서울북부지검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피고인을 추적해 검거했다"며 "절차에 따라 오늘 중 인천구치소에 수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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