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제 MBC 사장이 2020 도쿄올림픽 중계 방송사고 관련 논란에 사과했다. 해당 국가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달했으며 재발 방지에 힘을 쓰겠다는 입장이다.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에서는 박성제 사장의 2020 도쿄올림픽 중계 방송사고 관련 사과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내부 갈등 사실이지만 국가 소개·자막 논란 배경 아냐"
이날 박성제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개회식과 남자 축구 중계 등에서 벌어진 그래픽 및 자막 사고에 대해 사과 입장을 밝혔다. 취재진 앞에서 머리를 숙인 박승제 사장은 "조직 개편 때문에 내부 갈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본사와 자회사가 함께 하고 있다. 그러나 조직 개편이 원인이라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 어느 한쪽에 책임을 물을 일도 아니다. 올림픽 정신을 제대로 발현하지 못하고, 참가자를 존중하지 못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시스템적으로 걸러내지 못한 것이 1차적 원인이라 파악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아직까지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힌 박성제 사장은 "자막이 나가는 과정에서 일이 몰리면서 발생했다.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관리하는 이들이 있어야 한다. 데스킹 없이 부실하게 이뤄졌다. 조직 개편의 문제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해당 국가 등에 대한 사과도 현재 진행 중이다. 박 사장은 "우크라이나 등 대사관에 사과 의사를 메일로 전달했다. 아이티 대사관은 아직까지 전달되지 않았지만 해당 국가에게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재발 방지 대책"
현재 해당 사태의 일부 담당자들은 업무에서 배제됐다. 올림픽 중계 방송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끝난 후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첫 번째 조사 후 특별 감사, 진상규명위원회가 진행될 것이다. 가장 빠르고 철저한 조사가 되도록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재발 방지 시스템이다. 국내 스포츠 게임이 아니라 지구인들의 연대와 우정을 상징하는 올림픽 정신이 담겨 있다. 문화적 다양성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강도 높게 보강할 것이다. 많은 인력과 예산이 들더라도 책임 지고 올해부터 착수할 것"이라 전했다.
박 사장이 밝힌 대대적인 쇄신 작업이란 방송강령과 사규, 내부 심의규정을 한층 강화하고,윤리위원회, 콘텐츠 적정성 심사 시스템 작업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미 국내 뿐만 아니라 외신까지 MBC의 논란을 적나라하게 조명했다. 특히 해당 국가들의 반감 역시 크게 일어난 상황이다. MBC가 떨어진 국민의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MBC는 지난 23일 진행된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할 때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진을 자료화면으로 사용했고 엘살바도르 선수단이 입장할 땐 비트코인 사진을, 아이티 선수단이 등장할 때는 폭동 사진을 내보내 물의를 빚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5일 MBC는 일본 이바라키현가시마 스타디움에서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B조 예선 대한민국 대 루마니아 경기를 중계하던 중 루마니아 선수 라즈반 마린의 자책골을 두고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문구를 띄웠다. 연이은 논란에 대중의 공분이 크게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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