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의 톱’ 자리 8년 7개월 재직
日 학술회의 후보 임명 거부 주도
일본 총리관저의 ‘숨은 실세’로 꼽히는 스기타 가즈히로(杉田和博·80) 관방 부장관이 역대 최장 재임 기록을 세웠다.
25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스기타 부장관의 연속 재직 일수는 이날 기준 3,134일(8년 7개월)로 후루카와 데이지로(古川貞二郞) 전 부장관(1995년 2월~2003년 9월·연속 재직 일수 3,133일)의 종전 최장수 기록을 경신했다.
일본의 내각관방은 한국의 대통령비서실과 국무조정실 등의 기능을 섞어놓은 핵심 권력기관이다. 관료로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로 꼽힌다. 경찰청 출신인 스기타는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정권 출범과 함께 관방부장관으로 기용돼 작년 9월 스가 요시히데 정권 출범 이후로도 자리를 지켰다.
그는 중앙부처의 간부 인사를 관리하는 내각 인사국장도 겸하고 있다. 인사권을 쥔 그는 관료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으로, 중앙 부처의 간부 인사철이 되면 각 부처 사무차관 등이 줄줄이 방문하러 온다고 한다.
지지통신은 그가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현 총리로부터 받은 두터운 신뢰와 사방으로 뻗은 정보망을 활용해 관료 사회를 장악했다고 평했다. 위기를 미리 막는 역할을 수행해 ‘관저의 수호신’이란 별명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관료 사회의 위축을 부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가 정권 초기 일본학술회의 회원 후보 6명의 임명 거부를 주도한 것도 스기타로 알려져 있다.
올해는 백신 접종 속도를 올리기 위해 자위대를 활용한 대규모 접종센터를 설치하는 등의 아이디어를 스가 총리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80세 고령에 지병도 있어 그간 용퇴설도 종종 나왔으나 “대신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게 스가 총리 주변의 평가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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