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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고혈압 환자의 슬기로운 여름 나기…물 충분히 마시고 냉수욕 피하라

입력
2021.07.26 18:5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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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대한고혈압학회 기획이사)

무더위로 어지럼증을 느끼는 고혈압 환자는 혈압을 자주 측정하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무더위로 어지럼증을 느끼는 고혈압 환자는 혈압을 자주 측정하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은 대기 하층으로, 고온 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은 상층으로 유입되며 열기가 돔 안에 갇힌 것처럼 뜨거워지는 ‘열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올여름은 역대 더위 1, 2위를 기록한 2018년과 1994년에 버금갈 정도의 무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진료실을 찾는 고혈압 환자들은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힘든데 무더위까지 겹쳐 고통스럽다는 하소연을 자주 토로한다. 이 같은 강력한 무더위에 고혈압 환자들은 여느 사람과 달리 각별히 조심해야 큰일을 당하지 않는다. 고혈압 환자들이 무더위에 조심해야 할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①물을 많이 마실 것을 권한다. 너무 더워서 외출을 아예 나서지 않거나, 집이나 직장에서 에어컨과 선풍기를 벗삼아 더위를 이기는 일상 속에서도 탈수가 생길 수 있다.

선풍기 바람을 직접 맞으면 피부에서 수분이 날아간다. 뜨거운 햇빛 아래나 비닐하우스 안에서 장시간 일하거나, 2~3시간 이상 운동이나 산책을 하면 당연히 땀으로 인한 수분 손실과 피부에서 물이 증발해 탈수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운동이나 농사일을 나가기 전이나 중간, 그리고 마친 뒤에는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특히 콩팥 기능이 좋지 않은 고혈압 환자는 탈수되면 기능이 더 나빠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평소 이뇨제를 복용하고 있는 고혈압 환자나 심장이 좋지 않은 환자는 각별히 탈수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②운동 후에는 충분히 쉬고, 음주ㆍ냉수욕은 피해야 한다. 무더위에는 운동하는 것조차 귀찮아지게 마련이다. 물론 더운 날씨에 운동을 추천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볍게 운동하는 것은 혈압을 안정시키고 심장도 지킬 수 있다.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을 피해 해가 진 뒤에나 선선한 저녁에 집 근처 공원 같은 곳에서 가볍게 운동이나 산책을 하는 게 좋다. 운동 뒤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이 기본이다. 운동 후에 가볍게 술 한잔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고혈압 환자가 당뇨, 비만, 이상지질혈증 등을 동반했다면 혈당이나 지방이 올라갈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또 몸이 뜨겁다고 냉수욕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몸이 뜨거워져서 혈관이 이완됐는데 갑자기 찬물을 끼얹어 혈관이 수축하면 혈압이 갑자기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샤워는 미지근한 물로 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실내외 온도차가 4~5도가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③어지러우면 혈압 측정을 권한다. 여름에는 혈압이 내려간다. 덥기 때문에 혈관이 이완되고 혈압이 떨어지는데, 탈수가 겹치면 혈압이 더 내려가 어지럼증 같은 저혈압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하면 정신을 잃는 열 실신이 생길 위험도 있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은 어지러워 집에서 낙상이나 골절을 당하기도 한다.

따라서 더운 여름철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혈압이 내려가는지 자주 재보는 것이 좋다. 혈압이 많이 떨어지고 어지러우면 고혈압 약을 조정하거나 중단할 수 있으므로 임의로 판단하지 말고 처방해준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피서ㆍ휴가철이지만 코로나 확진자가 좀처럼 줄지 않으면서 가족 여행이나 모임조차 가지기 어려운 시기다. 고혈압 환자들이 위에서 말한 몇 가지 주의사항을 잘 지켜 무더위를 잘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대한고혈압학회 기획이사)

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대한고혈압학회 기획이사)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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