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SNS에 '이동재 명예훼손 글' 기소돼
李, 증인 출석 "존재 부정당한 인격살인" 격앙
"숨만 쉬어도 검찰과 연결하려고 하지 말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 1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자신과 관련한 허위 사실을 퍼뜨린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 대표 측과 공방을 벌였다. 최 대표 측은 기소 대상이 된 글에 대해 "사회·정치적 의미를 해석해 비평한 내용"이고 주장했지만, 이 전 기자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태균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최 대표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 공판에는 이 전 기자가 피해자이자 증인으로 법정에 나왔다. 이 전 기자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제보를 강요하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지만, 지난 16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최 대표는 지난해 4월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기자 발언 요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전 기자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글에는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대표 측에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눈 딱 감고 유시민에게 돈을 건네줬다고 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시민에게 돈 줬다고 협박? "괴물 같은 생각 안 해"
최강욱 대표의 페이스북 글. 페이스북 캡처
이동재 전 기자는 이날 자신의 1심 무죄 판단을 근거로 "최강욱 대표의 글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기자는 "검찰 수사 중 구속돼 올해 2월 보석으로 석방될 때까지 202일 동안 구치소에 갇혀 있었다"며 "최 대표 글로 주변인들에게까지 존재를 부정당하는 등 인격살인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 대표 글에는 '채널A 기자가 이철 전 대표에게 유시민에게 돈을 건네줬다고 거짓말 해라'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그런 괴물 같은 생각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했다.
양측은 이 전 기자가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에게 보냈던 편지에 협박 성격이 있었는지를 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대표 측 변호인이 '추가 수사가 더해지면 (이 전 대표는) 80세가 돼야 출소한다고 편지에 썼는데 이렇게 판단한 근거가 있느냐'고 묻자, 이 전 기자는 "이 전 대표에 대해 추가로 기소되는 사건들이 있어, 형량을 계산해보니 대충 75세가 되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전 대표에게 보낸 편지에 '(검찰이) 재산을 먼지 하나 털털 털어서 뺏을 가능성이 높다고 쓴 의도는 뭐냐'는 최 대표 측 질문에는 "당시 이철 전 대표 부인이 허위 급여 부당수령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됐던 사건도 있어, 수사가 힘들게 돌아갈 수밖에 없을 거란 예측이었을 뿐"이라고 맞받았다. 이 전 기자는 자신은 신라젠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공익 목적으로 취재를 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연결고리? 이철 측이 닥달한 것"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법정에선 이동재 전 기자가 이철 전 대표의 대리인 격인 '제보자X' 지모씨와 나눈 통화 및 대화 녹취록도 재생됐다. 녹취록에는 지씨가 "법조팀장이시면 검찰하고 교감이 있으신 거냐"고 묻자, 이 전 기자가 "솔직히는 교감 가지라면 가질 수 있고 안 가지려면 안 가질 수 있는 상황"이라는 대화 내용이 담겼다.
최 대표 측은 이 부분을 두고 "결국 듣는 사람 입장에선 검찰과 교감이 있구나 판단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주장했지만, 이 전 기자는 "지씨가 저와 검찰의 연결고리를 끝없이 요구했는데, 제가 검찰과 뭘 할 수 없다고 하니 저를 계속 닥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숨만 쉬어도 검찰과 연결시키려는 것 같은데 그렇게 안 보셨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재판장은 이날 증인신문이 끝나고 "증인신문 양상이 마치 이 전 기자 피고인신문 같았다"며 다음 공판부터는 명예훼손 구성요건에 관해 논의하자고 강조했다. 최 대표의 다음 공판은 오는 10월 8일 오후 3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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