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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해, 양안관계 개선 물꼬 틀까… 대만 총통 위로에 中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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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해, 양안관계 개선 물꼬 틀까… 대만 총통 위로에 中 "감사"

입력
2021.07.22 18: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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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에 애도"… 차이잉원, 이례적 메시지
사흘 만에 1년치 비… 33명 사망·8명 실종
애플공장 피해… 아이폰 생산 차질 가능성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5월 타이베이에 위치한 자신의 집무실에서 코펜하겐 민주주의 서밋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타이페이=EPA 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5월 타이베이에 위치한 자신의 집무실에서 코펜하겐 민주주의 서밋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타이페이=EPA 연합뉴스

최소 33명의 목숨을 앗아간 허난성 정저우시 수해를 겪고 비탄에 빠진 중국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이례적인 위로 메시지를 보냈다. 고조되는 미중 갈등과 맞물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사이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형편에서다. 의외로 중국도 “감사하다”고 화답하며 뜻밖에 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이는 듯한 분위기다.

22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전날 장둔한 총통부 대변인은 “차이 총통의 위로와 관심을 (수해를 입은 중국에) 전한다”고 밝혔다. 또 “총통은 불행하게 숨진 이와 그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재해 지역이 조기에 수해에서 벗어나 정상적 생활로 돌아오기를 고대했다”고 했다.

차이 총통의 이번 메시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간 중국의 자연 재해 피해에 위로 성명을 낸 적이 거의 없는 데다, 다른 국가보다 발표 시점도 빨랐기 때문이다. 자오춘산 대만 단장대 중국대륙연구소 명예교수는 “대륙위원회(대중 업무를 담당하는 대만 정부 부처) 등 기관을 거친 과거 비슷한 위로 메시지들과 달리 이번에는 총통이 직접 전하는 형식이라는 것도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이런 성의 덕인지 중국도 즉각 반응했다. 중국의 대만 관련 업무 담당 기관인 대만사무국은 이날 “대만의 관련 당사자들과 각계 인사들이 다양한 형태로 재난 피해 지역에 대한 우려와 애도를 표한 것에 감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의 유화 제스처는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미국과 대만이 더욱 밀착하고 이에 중국이 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거론할 정도로 격하게 반발 중인 위태로운 상황에서 나왔다. 공조 명분은 충분하다. 자오 교수는 “기후 변화가 최근 국제사회 관심 이슈가 된 만큼 양안이 관련 의제에서 협력을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21일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에서 시민들이 귀중품 등을 수레에 싣고 침수된 거리를 건너고 있다. 정저우=AP 뉴시스

21일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에서 시민들이 귀중품 등을 수레에 싣고 침수된 거리를 건너고 있다. 정저우=AP 뉴시스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정저우엔 큰 상처가 남았다. 17일 오후 6시부터 20일 같은 시간까지 사흘간 617.1㎜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정저우의 연간 평균 강수량(640.8㎜)과 맞먹는 수치다. 그만큼 인명 피해도 막대하다. 20일 퇴근길 지하철 안에 갇혀 숨진 12명을 포함해 지금껏 최소 33명이 사망했고 8명이 실종됐다. 124만 명이 폭우의 영향을 받았고 그중 16만 명이 대피했다.

파장은 세계적일 수 있다. 정저우에 있는 애플 제품 위탁 생산 업체 폭스콘의 공장도 피해를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수해로 폭스콘의 제조 현장에 물이 스며들었고 일시 정전되기도 했다고 이날 중국 아이지웨이 등이 보도했다. 정저우 공장에서는 하루 50만 대의 아이폰이 생산되는데 이는 세계 생산량의 절반가량이다. 아이폰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폭스콘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적기에 중국 내 생산을 조정해 수해가 회사 운영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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