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 시간), 미국 주간 피플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한 반려견의 사연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개 이름은 몬티(Monty), 반려인 카를로스 프레스코(Carlos Fresco)씨와 함께 평생을 행복하게 살아온 반려견입니다. 몬티는 여행을 좋아하는 프레스코 씨를 따라 영국 전역의 산과 바다를 누비며 다른 개들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접했죠.

사연의 주인공, 몬티. 피플 홈페이지 캡처
그 중에서도 몬티가 가장 좋아하는 산책로는 영국 웨일스 남부에 위치한 브레콘 비콘스 국립공원(Brecon Beacons National Park) 입니다. 이 곳은 산악지대를 중심으로 위치해 있는 공원이라, 사실 산책로보다는 등산로에 더 가깝다고 하네요. 이 곳의 펜이팬(Pen y Fan) 봉우리는 해발 868m로, 남부 웨일스에서 가장 높은 곳인데요. 몬티는 이곳까지 단숨에 올라가 바람을 느끼며 풍경을 구경하는 걸 좋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느날부터인가 몬티는 점점 기력을 잃어갔다고 합니다. 산 정상까지 오르기는 커녕 중간까지 오르다가 주저앉기 일쑤였고, 어느 날은 심지어 산책을 거부하기까지 했다고 해요. 몬티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눈치챈 프레스코 씨는 함께 동물병원을 찾았죠. 진료 결과, 몬티는 백혈병을 진단 받았답니다. 계속 약을 먹으며 관리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더 상태가 좋아지기는 어렵다는 수의사 말에 프레스코 씨는 크게 절망했죠.

반려인의 등에 야무지게 업힌 몬티. 피플 홈페이지 캡처
그런데 참 뜻밖에도 몬티는 이 진단을 받고 나서 무려 1년의 시간을 버텼다고 합니다. 어느 날은 상태가 좀 더 좋아보이기도 했죠. 몬티의 강인한 모습에 감동을 받은 프레스코 씨는 한 가지 결심을 했답니다. 몸이 많이 아픈 몬티도 저렇게 혼자 애를 쓰고 노력하는데, 자신이 주저앉아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거죠. 프레스코 씨는 펜이팬 봉우리를 사랑했던 몬티를 위해 다시 한번 그곳을 찾기로 결심했답니다.

다시 한번 등산에 도전하는 몬티와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 피플 홈페이지 캡처
외발 손수레를 구입해 그곳에 몬티가 누울 자리를 마련한 프레스코 씨는 수레를 끌고 산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중간 중간 마주친 등산객들이 프레스코 씨의 사연을 듣고는 몬티를 옮기는 것을 도와주기도 했죠. 길이 너무 험해 도저히 수레를 끌고 갈 수 없게 되었을 때는 잠시 길 옆에 수레를 놓아두고 직접 10㎏에 달하는 몬티를 업은 채 산을 오르기도 했습니다. 몇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산을 오른 결과, 둘은 가까스로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죠. 몬티는 오랜만에 보는 풍경에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답니다.

드디어 정상에 오른 프레스코 씨와 몬티. 피플 홈페이지 캡처
안타깝게도 그 날은 몬티에게 마지막 등산이 되고 말았다고 해요. 마지막으로 산 위의 풍경을 눈에 담고 며칠 후인 지난 달 21일에 몬티가 무지개다리를 건넜기 때문이죠. 몬티는 무려 18개월 동안이나 백혈병과 힘겨운 싸움을 견뎌낸 후 아주 편하게 숨을 거뒀답니다. 프레스코 씨는 마지막으로 몬티와 나누었던 추억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고 해요.
마지막 등산은 둘 모두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몬티야, 무지개다리 너머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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