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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 강조한 평가... 공공기관 재무상태 허약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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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 강조한 평가... 공공기관 재무상태 허약하게 만들었다

입력
2021.07.22 18: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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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 배점 늘리면서 재무·효율성 배점 축소
정규직 증가→인건비 증가 이어져… 이익에 부정적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공공기관에 사회적 가치 실현에 대한 책임이 부여되면서 이들의 재무성과나 효율성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사회적 가치 관련 배점이 대폭 확대된 뒤 부채 규모가 증가하고 이익이 감소하는 등 재무성과가 후퇴했다는 것이다.

조세재정연구원은 22일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추구와 재무성과 연구’에서 “공공기관의 공익성이 강조됨에 따라 재무성과와 효율성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비효율성,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세연에 따르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사회적 가치 관련 배점은 2016년 평가 이전까지는 7~9점 수준이었지만, 2017년 평가에서 21점으로 대폭 높아졌다. 이후 2018년에는 △일자리 △사회통합 △안전·환경 △상생협력 △윤리경영 등 관련 평가 항목을 모은 ‘사회적 가치 구현’ 지표를 별도로 만들었다.

같은 기간 재무성과 관련 배점은 공기업(10점→5점), 위탁관리형 준정부기관(10점→2점) 모두 큰 폭으로 줄었고, 준정부기관의 업무효율성 관련 배점은 2018년 평가 이후 아예 사라졌다.

그 결과 공공기관의 재무 성과는 2017년 이후 악화되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2016년 15조4,000억 원에서 2019년 6,000억 원까지 줄어든 반면, 2017년 495조2,000억 원까지 줄어들었던 부채 비율은 2019년 525조1,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다만 공공기관의 임직원 수가 2015년 31만4,000명에서 2020년 42만3,000명까지 늘어나 인건비가 크게 증가한 것도 재무상태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조세연은 인건비가 다음 해 총자산이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공공기관들은 '사회적 가치 강화' 사업이 여전히 '재무 성과' 개선을 막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조세연이 △한국가스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대상으로 한 심층 분석에서도 “사회적 가치 추진을 위한 비용투입에 비해 이로 인한 기관 경쟁력 증가, 실질적인 재무성과 개선효과는 체감하기 힘들다”, “기관 재무성과가 악화되면 사회적 가치에 대한 적극적 투자가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공공기관 재무지표 변화. 조세재정연구원 제공

공공기관 재무지표 변화. 조세재정연구원 제공

조세연은 지속적인 사회적 가치 추구를 위해서는 재무성과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허경선 조세연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기관의 지속가능보고서는 △경제성과 △환경성과 △윤리성과를 모두 보고 있다”며 “재무성과 개선이 필요한 기관에 대한 개별적 감독과 업무효율성, 재무성과 관리에 대한 가중치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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