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서 탄핵정국·文 인기 업고 'PK 싹쓸이'?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악재 쌓여 '수성' 적신호
송철호 울산시장도 재판 중… 與, 후보찾기 고심
오거돈 부산시장에 이어 김경수 경남지사가 대법원 유죄 선고로 21일 직을 상실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내년 지방선거 수성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전통적 보수 텃밭인 '동남권벨트(부산·울산·경남)' 광역단체장 자리를 싹쓸이한 과거의 영광은 퇴색하다 못해 발목을 잡은 분위기다.
부산·경남(PK) 지역정가 관계자는 22일 “표를 몰아줬는데, 오거돈에 이어 믿었던 김경수마저 저렇게 꼬꾸라졌다”며 “내년에 누가 민주당을 밀어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울경 광역단체장 3명 가운데 2명의 낙마로 민주당의 동진(東進) 전략 교두보가 사라진 만큼 2018년 지방선거와 같은 장면은 재연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직을 유지하고 있으나, ‘선거 개입(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이다. 이 때문에 “다음에 무슨 일이 터질지 궁금하다”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로 민주당에 대한 지역 민심은 차갑다. 그러나 오히려 이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 후보군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지역보다 뜨겁다. 전국동시지방선거는 20대 대선에 이어 6월 1일 치러진다.
우선 부산시장 자리를 놓고는 지난 4ㆍ7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이 국민의힘 박형준 시장과 '리턴매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현역 국회의원인 박재호(부산 남구을)·전재수(부산 북강서갑)·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누가 나서더라도 오 전 시장 사태로 돌아선 지역 민심을 되돌리기엔 벅찰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부산지역 정가 관계자는 “선거 지역은 다르지만, 친문 핵심 김 지사 사태에 대한 민심이반 극복부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지사 선거의 경우 민주당에선 이렇다 할 후보들이 없다. 김경수 전 지사가 여러 차례 재선 도전의사를 밝혔는데, 그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 복심이자 '친노·친문 적자'로 꼽히는 김 전 지사에게 도전장을 내던질 용자는 없었다. 2017년 8월부터 10개월간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을 지낸 뒤 작년 총선에서 진주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한경호(57) 전 경남도행정부지사, 3선의 민홍철(김해갑) 의원, 도당 위원장인 김정호(김해을) 의원 정도가 물망에 오를 뿐이다.
반면 '텃밭 탈환'에 나서는 국민의힘은 두터운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5선의 국회부의장 출신 이주영 전 의원과 4선의 김재경 전 의원이 사실상 출마를 공식화한 데 이어 윤영석(양산갑)·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 재선의 윤한홍(창원 마산회원)·박완수(창원 의창) 의원이 물망에 오른다.
동남권 3명의 단체장 중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송철호 울산시장은 강력한 재선 의지를 다지고 있다. '청와대의 선거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이 발목을 잡고 있지만, 송 시장은 정부·여당의 지원 아래 지난 3년간 예산, 사업 등 시정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판 결과에 향배가 갈리겠지만, 3월 대선에서 민주당이 어느 정도 지지를 받을 경우 송 시장 재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서도 "소수 정치검찰에 의한 소설과 같은 수사와 기소"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히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구청장 출신의 이채익(3선·울산 남갑), 박성민(초선·울산 중) 의원과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갑윤 전 의원, 박맹우 전 의원이 도전할 태세여서 대선 결과 등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당이 잇단 악재를 딛고 돌아선 민심을 되돌려 '어게인 2018'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악재와 민심이반을 등에 업고 텃밭을 되찾을 수 있을지, 내년 지방선거 최대 관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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