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형광 색소 이용한 간절제술ㆍ간이식 적용
15년 새 5년 생존율 30%포인트 높여
어린이 간모세포종은 어린이 간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5세 미만 어린이에게 발생하는 간암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항암 화학 치료로 종양 크기를 줄이고 완전 절제를 위해 수술을 시행하지만 종양이 다발성이거나 전이됐다면 수술로 종양을 모두 제거하기 어렵고 예후도 좋지 않다.
임호준ㆍ고경남ㆍ김혜리(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김대연ㆍ남궁정만(소아외과)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교수팀이 새로운 치료법으로 어린이 간모세포종 환자 생존율을 90% 이상으로 높였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어린이 간모세포종 환자의 항암 화학 치료 강도를 세분화하고 형광 색소를 이용해 종양 범위를 확인하는 영상 기술을 도입해 간절제술과 간이식을 시행해서다.
연구팀은 수술이 쉬울 것으로 예측되는 어린이 간암 환자는 강도가 약한 항암 화학 치료를 시행해 부작용을 최대한 줄였으며, 다발성 종양이나 전이가 있는 환자는 높은 강도의 항암 화학 치료를 시행해 수술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정상 간세포와 간암 및 간모세포암 세포를 녹색으로 염색시키는 형광 색소인 ‘인도시아닌 그린’을 몸속에 주입하고 근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하는 영상 기술을 도입했다. 정상 간세포는 담도를 통해 인도시아닌 그린을 배출하지만 간암과 간모세포암 세포는 인도시아닌 그린을 배출하지 못해 2일이 지나도 형광 신호가 남아 있게 된다.
이러한 형광 영상 시스템은 간 표면과 절제 단면 근처의 종양을 구별해내며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발견하지 못한 간 표면의 작은 종양까지 찾아낼 수 있어 훨씬 정확하고 안전한 간절제술 및 간이식이 가능해졌다.
간절제술은 보통 항암 화학 치료 후 1차적인 간엽절제술을 시행한다. 하지만 간 양측에 종양이 있으면 간의 60~70% 정도를 먼저 절제한 후 간이 어느 정도 자라나 기능을 회복하면 남은 종양을 다시 제거하는 다단계 간절제술을 시행했다.
다발성 종양이거나 종양이 너무 크거나 종양이 양측 간문부 및 간정맥 모두를 침범하는 등 간절제가 불가능한 환자에게는 간이식을 시행했다.
연구팀은 1991~2019년 103명의 어린이 간모세포종 환자의 치료 성적을 분석했다. 어린이 간모세포종 환자에게 간이식을 시행하기 시작한 2006년을 기준으로, 1991~2005년 환자군과 2006~2019년 환자군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2006년 이전에 치료받은 어린이 간모세포종 환자군 생존율은 58.6%였던 반면 2006년 이후 환자군 생존율은 90.8%로 나타났다. 진단 시 이미 전이가 된 4기 환자의 생존율도 85%에 달했다.
특히 간이식을 시행한 19명의 환자들은 100% 생존하는 등 고위험군 환자의 성적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ㆍ유럽ㆍ일본의 간모세포종 연구에서 보고된 생존율보다 10~20% 이상 높은 결과이다.
고경남 교수는 “어린이 간암 환자 생존율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환자별 상태에 따른 최적의 치료법을 고민하고 시행한 결과”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종양 의학(Cancer Medicine)’ 최신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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