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당국의 행정명령으로 부산 콘서트를 취소한 가수 나훈아가 서울 콘서트를 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기타리스트 신대철이 날 선 비판의 글을 남겼다.
21일 티켓 예매 사이트 예스24는 나훈아의 ‘나훈아 어게인 테스형’ 서울 공연 티켓 예매일을 8월 5일 오전 10시로 변경했다고 공지했다. 당초 해당 공연 티켓 예매는 14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변경되면서 연기됐다. 서울 공연은 내달 27~29일 송파구 잠실 올림픽 케이스포돔(옛 체조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에 록 밴드 시나위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신대철은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대규모 콘서트 개최를 강하게 비판했다. 신대철은 "나훈아 대선배님 참 부럽습니다. 후배들은 겨우 몇 십명 오는 공연도 취소하고 있습니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소크라테스 왈, '어려서 겸손해져라, 젊어서 온화해져라. 장년에 공정해져라, 늙어서는 신중해져라'라고 했다는데 한번쯤 자제하시는 미덕 따위 필요 없으신가요?"라고 적었다.
신대철은 또 "코로나 확진자 수가 최대를 기록하고 있는 비상시국입니다. 그래도 공연을 하시겠다면 힘없고 못 나가는 후배들이 뭐 어쩔 도리는 없습니다만"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22일 0시부터 8월 1일 24시까지 비수도권의 등록 공연장에서 개최하는 공연은 ‘공연장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것을 전제로 허용하나 이외의 장소에서 개최되는 실내외 공연은 모두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3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릴 예정이던 ‘나훈아 어게인 테스형’ 공연은 열지 못하게 됐다. 이번 조치는 공연장으로 등록된 곳에서만 공연을 허용하는 것이어서 체육관이나 야외 공원, 벡스코나 코엑스 등의 컨벤션센터 등에서 열리는 공연은 전면 금지된다. 서울 공연도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가 지속될 경우 해당 장소에선 열 수 없게 된다.
나훈아는 당초 대구를 시작으로 부산, 서울 등에서 ‘나훈아 어게인 테스형’ 공연을 개최할 예정이었다. 대구에선 총 6회 열려 약 2만 2,000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해당 공연장 내 코로나19 감염에 대해선 보고된 바 없다.
부산 공연 취소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만 해도 나훈아는 콘서트 강행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열린 대구 공연에선 "코로나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는 마음"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에선 나훈아의 공연과 관련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대규모 공연은 위험하니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일부 팬들은 '대중음악 공연장 내 집단감염 사례도 없고 방역 수칙을 잘 지킬 경우 문제가 없다'는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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