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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랭했던 한일, 한미일 회동에선 "관계 회복할 것" 맞장구... 미국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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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랭했던 한일, 한미일 회동에선 "관계 회복할 것" 맞장구... 미국 의식?

입력
2021.07.22 01:10
수정
2021.07.22 07:5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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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상호 공통점 부각할 때"...日 "건전하게 회복"
'한일갈등 내버려두지 않겠다' 美 의중 반영된 듯

최종건(가운데) 외교부 1차관과 웬디 셔먼(오른쪽)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21일 도쿄 외무성 이쿠라공관에서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를 마치고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최종건(가운데) 외교부 1차관과 웬디 셔먼(오른쪽)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21일 도쿄 외무성 이쿠라공관에서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를 마치고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일본의 외교차관이 21일 일본 도쿄에서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시절 중단된 ‘3국 차관 협의체’ 복원을 선언했다. 예상대로 조 바이든 행정부가 강조하는 한반도 비핵화와 중국에 맞서 인도ㆍ태평양 지역 안정에 필요한 세 나라의 결속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반면 한일관계는 조심스럽게 다뤄졌다. 겉으론 직전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무산되는 등 사이가 한층 냉랭해진 양국의 현실을 감안한 외교적 제스처로 보이지만, 악화한 한일관계가 3국 협력에까지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는 미국 측의 ‘강한 당부’가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날 제8차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에서 “앞으로 협의를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3국 외교차관들이 만난 건 2017년 10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최 차관은 공동기자회견에서 “4년 동안 중단된 한미일 차관 협의가 다시 복원됐다”면서 “한반도 평화는 물론 다양한 사안을 논의하며 3국 협력의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셔먼 부장관도 “우리(한미일)가 대북정책 접근을 함께한다는 점에서 이런 긴밀한 조율은 북한에 매우 중대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적절한 인내는 필요하지만 지나친 인내는 안 된다”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외교를 통한 적극적 대북 관여 의지도 거듭 드러냈다.

최근 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개막식 참석이 불발된 탓인지 관련 언급은 서로 절제하는 모습이었다. 최 차관은 “오늘은 좋은 날”이라면서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한일 간 논의의) 방향성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우호적인 부분을 애써 부각시켰다. 모리 사무차관도 “양국관계를 건전하게 회복시킬 것”이라고 맞장구쳤고, 셔먼 부장관은 “이 지역에서 두 나라보다 더 좋은 친구는 없다”고 거들었다. 전날 열린 한일 외교차관 회담에서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부적절한 발언 등으로 시종 냉담했던 태도와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 것이다.

이는 한미일의 협력을 모색하는 만남인 만큼 과거사 등 한일 두 나라만의 이슈를 놓고 확전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3국 공조 강화에 집중하는 미국의 심기를 건드려서 좋을 게 없다는 한일의 심리전이 작용한 측면도 있다.

셔먼 부장관은 입에 올리지 않았지만 미국의 ‘암묵적 경고’는 이미 있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방일 무산과 관련, “한일회담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우리가 취해온 관점은 굳건하고 효과적인 3국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사 대립에 대해서도 “치유와 화해를 촉진하는 방식으로 역사 문제에 함께 노력하길 오랫동안 권장해 왔다”고 강조했다. 양국 갈등이 한미일 3국 협력을 저해하는 일은 두고 보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미 국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남중국해ㆍ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생각하는 3국 공조의 방점은 결국 중국 겨냥에 찍혀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우리 외교부 보도자료에서 해당 내용은 빠졌다. 방일 일정을 마친 셔먼 부장관은 이날 서울에 도착했다. 22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예방하고, 23일에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갖는다.


조영빈 기자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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