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서 출연 소감 전해
"'비틀쥬스'는 죽음을 색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뮤지컬입니다. 마냥 슬퍼하고 두려워할 게 아니라 유쾌하고 행복할 수도 있다는 거죠. 죽음 역시 삶의 일환이니까요."
지난 6일 개막한 뮤지컬 '비틀쥬스'에서 98억 년의 시간을 보낸 유령 비틀쥬스 역을 맡은 배우 정성화의 뿌리는 개그맨(SBS 공채 3기)이다. 그래서 "주변에 한 명쯤은 있을 것 같은, 아무렇게나 말을 내뱉는 까부는 친구" 같은 유령을 연기하는 데 장기를 십분 발휘하고 있다. '비틀쥬스'는 인간의 관심을 갈구하는 유령과 죽음을 꿈꾸는 소녀가 생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다룬다. 21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성화는 "우리 모두가 코로나19로 힘든 가운데 '비틀쥬스'는 그럼에도 삶에 대한 희망을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말했다.
정성화에게 '비틀쥬스'는 "지금까지 출연했던 모든 코미디 무대 통틀어 가장 많은 투자와 최신 기술이 투입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하지만 그 때문에 문제도 있었다. 화려한 무대 장치가 대거 쓰인 탓에 공연 준비과정에서 기술적 시행착오가 발생, 개막일이 지난달 18일에서 두 차례나 연기된 것. 이에 대해 정성화는 "무대 위 물동량이 워낙 큰 작품이다 보니 테크니컬 리허설이 길었고, 일정까지 밀려서 당황했지만 지금은 공연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쁘다"고 했다.
정성화는 팀 버튼 감독의 원작 영화를 보면서 작품 고유의 유머 코드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한국 관객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 주력했다. 정성화는 "드레스 리허설 때까지도 번역가와 함께 우리 정서에 맞도록 대사를 고쳤다"고 털어놨다. 그 결과 비틀쥬스가 사는 저승과 이승 사이의 공간을 'VIP석과 R석 사이에 껴 있는 시야 방해석'으로 묘사하는 등 위트 넘치는 대사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정성화는 스스로 "코미디 뮤지컬의 정점"이라고 평가한 작품에 출연 중인데도, 코미디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앞으로는 창작뮤지컬을 통해 한국형 블랙코미디에 도전해보고 싶다"면서 "제 전문인 지질한 역할에 특히 자신 있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