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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유재석과 김소연의 PPL은 왜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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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유재석과 김소연의 PPL은 왜 다를까

입력
2021.07.2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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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PPL 비판, 과거부터 현재까지 꾸준
예능과 드라마 연출진의 고민 필요

방송사의 PPL 논란사.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방송사의 PPL 논란사.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한때 수없는 논란을 야기했던 뒷광고는 최근 법안 개정으로 인해 근절된 지 오래다. 유튜브를 휩쓸고 간 '뒷광고' 논란에 대중은 광고, 홍보에 대한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댔다. 이에 방송가는 앞광고인 PPL을 당당하게 내세우는 쪽으로 노선을 잡았다. 제작비와 직결되는 PPL을 포기할 수 없기에 정면돌파하는 모양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속이거나 은밀하게 감추는 것보다 정면으로 승부하는 것으로 결론을 낸 지 오래다. 예능답게 웃음과 PPL을 섞는다. 방송 중 유재석과 조세호는 PPL 홍보하는 시간을 따로 갖는다. 두 MC는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저희를 도와주고 계신다"고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선다. PPL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모습이지만 불쾌감을 자아내진 않는다. 또 유재석과 조세호가 한 샌드위치 전문점에서 PPL 제품을 먹는 모습에는 "세호야 입 벌려. 제작비 들어간다"면서 PPL임을 명시한다.

방송사의 PPL 논란사. SBS '라켓소년단' 캡처

방송사의 PPL 논란사. SBS '라켓소년단' 캡처

최근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에서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쳐다보면 안 된다는 금기를 깨는 장면이 등장했다. 작품에서는 중학생들이 좋아할 법할 떡볶이와 치킨 등이 PPL로 등장, 자연스럽게 음식을 먹는 장면으로 이어졌다. 훈련이 끝난 뒤 숙소에 둘러앉아 치킨을 먹던 배우들은 "치킨 짱 맛있다. 이거 먹고 내일 시합도 무조건 이겨야지"라면서 대화를 잇는다. 그러던 중 누구한테 얘기하냐는 질문에 인물들은 모두 카메라를 바라본다. 카메라를 정면으로 쳐다보는 인물들은 낯설지만 부담스럽지 않다. 드라마 안에서 시청자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건네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깨지도 않는다.


방송사의 PPL 논란사. SBS '펜트하우스3' 캡처

방송사의 PPL 논란사. SBS '펜트하우스3' 캡처

그러나 PPL에는 지켜져야 할 암묵적인 룰이 있다. 스토리에 방해가 되면 안 된다는 선이다. 극의 분위기와 완벽하게 어우러지지 않는다면 시청자들이 PPL을 봐야 할 이유는 없다.

최근 방송된 SBS '펜트하우스3'에서는 천서진(김소연)이 감옥에서 나온 후 딸 하은별(최예빈)을 만나러 카로 찾아간다. 오랜 시간 딸을 만나지 못했던 천서진이 하은별에게 꺼낸 첫 마디는 "엄마도 여기 빙수 좋아하는데. 여기 빙수는 이렇게 먹어야 해. 맛있다"며 빙수 먹방을 시도한다. 또 카페 전경을 담는 과정에서 특정 브랜드를 담아냈고 휴대폰을 클로즈업하는 듯 하지만 옆에 놓인 빙수 로고도 함께 잡는다. 앞서의 예시처럼 직접적으로 특정 브랜드를 홍보한 모양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주요한 순간 흐름을 깨는 간접광고였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방송사의 PPL 논란사. tvN '대탈출4' 캡처

방송사의 PPL 논란사. tvN '대탈출4' 캡처

새 시즌을 호기롭게 연 tvN '대탈출4'도 과도한 PPL에 지적을 받았다. 약 1분 30초 간 치킨 홍보가 이어진다. 세계관 속 빌런 양지원은 원로 장로들에게 치킨을 제공하면서 사로잡는다는 설정이다. 누리꾼들은 황당하다는 댓글을 내놓았다. 추리와 긴장감으로 이어졌어야 할 흐름이 치킨 광고로 깨졌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제작진의 "이거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는 자막도 오히려 불쾌감만 자아냈다. 예능이 본질을 뒤로 한 채 광고에 집중한다면 홈쇼핑과 큰 차이점이 없다.

PPL의 나쁜 예는 많다. 지난해 종영한 SBS '더 킹: 영원의 군주'는 형사 정태을(김고은)이 잠복근무를 하던 중 뜬금없이 자신의 화장품을 설명하며 바른다. 형사가 근무 중 갑자기 화장을 하는 희한한 상황이 펼쳐졌고 작품에 대한 호감도는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tvN '빈센조'도 중국 PPL 장면이 동북공정에 휘말리며 논란에 섰다. 이후 주연 송중기는 인터뷰를 통해 사과의 메시지를 전하며 대중의 공분을 가라앉혔다.

PPL 논란사를 두고 한 방송가 관계자는 본지에 "유튜브에서 문제가 됐던 PPL, 일명 '뒷광고' 논란이 일면서 최근엔 대부분 '앞광고'를 추구하고 있다. 이는 방송에서도 보여지는 형태로 '유 퀴즈 온 더 블럭' '대탈출4', MBC '놀면 뭐하니' 등 다수 예능과 드라마에서 행해지고 있다. 사실 시청자들이 PPL을 향해 불만을 토로한 건 이번 한 번이 아니다. 과거에도 여러 드라마 장면을 통해 어설픈 PPL을 지적했고 거부감을 드러낸 바 있다"면서 현시점의 문제점을 짚었다.

이어 "제작진들은 PPL을 사용하는 게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고 좋은 방송을 선물하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진정 무엇이 중요한지 가려내야 할 필요가 있다. 콘텐츠의 중심은 메시지다. 과도한 PPL 사용이 메시지 전달을 방해한다면, 과연 필요한 부분인지 재차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유 퀴즈'는 되고 '펜트하우스'는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방송가 입장에서 PPL은 없어선 안 되는 주요 매출 요소다. 대중 역시 이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넘어간다.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는 점이 희비를 엇갈리게 하는 차이점으로 작용한 것이다. PPL을 센스 있게 담아내는 것 또한 연출진의 능력이 아닐까.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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