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김재원, 자격시험에 또 갈등… 격해진 설전
金 "최고위원 모두 반대" vs 李?"구체제 관성에 젖어"
TF위원장 "쉽게 내자는 이준석, 시험은 어려워야"
한동안 잠잠했던 국민의힘의 당내 갈등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둘러싸고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이번엔 이 대표의 공약이었던 '고위공직자 기초 자격시험' 논란으로 이 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이 설전을 벌인 것.
당내 최고위원 전원이 반대하는 공약이라고 한 김 최고위원의 말대로라면 이 대표와 최고위원들 간 기 싸움도 심해진 모습이다.
이 대표와 김 최고위원은 20일 자격시험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두 사람은 앞서 자격시험에 대한 찬반 입장을 밝히며 몇 차례 맞섰다.
포문은 김 최고위원이 열었다. 그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학에 가려면 수능시험을 보듯 일제고사를 보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자신만 반대하는 게 아니라 최고위원 전원이 반대하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아마 우리 최고위원들은 거의 전원이 반대 의사를 (냈다)"며 "4명 최고위원은 다 반대했다. 나는 원래부터 반대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은 자격시험이 자칫 특정 계층으로만 국회를 구성하는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회가 국민의 대표자인데 국민의 대표자인 의회의 구성은 시험을 보게 해 특정 계층으로부터 선발하면 안 된다"며 "의회는 시험제도 자체가 원래 논리적으로 성립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최고위원이 다시 자격시험으로 이 대표에게 공세를 가한 건 전날 '공직후보자 역량 강화 태스크포스(TF)' 출범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자신의 공약인 자격시험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다만 최고위원들의 반발에 TF 명칭에서 '자격시험'이란 표현은 뺐다.
TF 위원장에 내정된 김상훈 의원은 "이 대표는 응시만 하면 대다수가 통과할 수 있는 시험이라고 하는데, 사실 그런 시험을 보게 하는 건 더 문제가 있다"며 "국민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정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여러 얘기 만드는 분 있다"… 김재원 작심 비판
이 대표는 김 최고위원의 직격에 즉각 역공에 나섰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조금 상황이 나아졌다고 해서 쇄신이 아닌 '세신'으로 끝내려는 사람들이 있어선 안 된다"며 "쇄신 경쟁에서 이슈를 선도하고, 더불어민주당은 따라올 수 없는 속도를 보여주는 게 최고의 대선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김 최고위원을 작심 비판했다. 그는 "자격시험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분들이 있다"며 "구체제의 관성에 젖은 분들은 위험을 과장하고 끄트머리 사례를 강조한다"고 김 최고위원을 비꼬았다.
그러면서 "(반대 측에서) 주로 예로 드는 '의정 활동은 잘할 수 있으나 자격시험은 통과할 수 없는 사람'이란 끄트머리 사례를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운전면허 시험은 통과할 수 없으나 운전은 잘할 수 있는 사람과 비슷하게 들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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