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서 차량 운반 트레일러 횡단보도 덮쳐 공공근로 노인 3명 사망

20일 오전 전남 여수시 서교동 한재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차량 탑송 트레일러가 보행자 10여 명을 들이 받아 소방당국이 부상자를 옮기고 있다. 전남 여수소방서 제공

전남 여수에서 차량 운반 트레일러가 횡단보도를 덮쳐 공공근로에 나선 노인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일 오전 8시 56분쯤 전남 여수시 광무동 한재사거리에서 승용차 운반 트레일러가 횡단보도를 덮친 뒤 건너편 승용차 10대와 잇달아 충돌했다. 이 사고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 A(80)씨와 B(72)씨, C(73)씨가 치여 숨졌고, 9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숨진 A씨 등은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사업에 투입된 공공근로 인원으로, 이날 오전 8시부터 조를 나눠 잡초 제거와 쓰레기 수거 등 미화 업무를 하고 있었다. 사고 당시 A씨 등 11명은 근무 장소를 옮기기 위해 보행자(녹색)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 이동 중이었다. 이들은 한 달 중 10일간 오전 8시부터 3시간 근무하고 월 27만 원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고는 승용차 6대를 실은 차량운반 트레일러가 내리막길에서 우회전하던 중 방향을 잃고 횡단보도를 덮친 뒤 건너편에 있던 차량 10대를 차례로 들이받으면서 일어났다. 사고가 발생한 도로에서는 지난 3월 13일에도 내리막길을 달리던 4.5톤 화물차가 시설물을 들이받아 운전자가 중상을 입기도 했다. 경찰은 트레일러의 브레이크가 파열돼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