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LC 500 컨버터블은 렉서스 고유의 유려하고 고급스러운 감성에 V8 엔진이 선사하는 강렬함을 절묘하게 표현한다.
렉서스가 브랜드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전개하며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물론 대외적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아 렉서스 브랜드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나 반대로 그렇다고 브랜드 스스로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쨌든, 렉서스는 이전과 다름 없이 새로운 차량을 선보이고, 사회 공헌을 그대로 잇고 있다.
이런 가운데 등장한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은 꽤나 큰 의미가 있다. 브랜드 스스로도 ‘판매 실적’을 기대하기 보다는 ‘브랜드의 또 다른 존재’를 한국시장에 선보이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차량이기 때문이다.
과연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에 담긴 가치, 그리고 이야기는 어떤 내용을 품고 있을까?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시승기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은 앞서 등장했던 그랜드 쿠페, LC 쿠페의 오픈 톱 모델이다. 덕분에 기본적인 토대는 LC 쿠페와 완전히 동일한 모습이다.
제원 상 수치를 살펴보면 4,760mm의 긴 전장과 각각 1,920mm와 1,350mm의 전폭과 전고를 통해 유려한 오픈 톱 스포츠카의 감성을 제시하며, 2,870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 역시 인상적이다. 참고로 V8 엔진, 그리고 렉서스의 다양한 요소들이 더해지며 공차중량은 2,060kg으로 제법 무거운 편이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시승기
렉서스의 감각으로 피어난 오픈 톱 모델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은 화려하면서도 유려한 매력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던 LC 쿠페의 파생 모델이자 오픈 에어링의 매력을 제시하는 존재인 만큼 그 자체 만으로도 대중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차량이다.
실제 시승을 위해 준비된 LC 500 컨버터블은 LC가 제시했던 날렵하면서도 독특한 스케일과 실루엣, 그리고 입체적인 디테일은 물론이고 무척이나 섬세하게 다듬어진 오픈 톱 시스템으로 차량에 대한 가치를 한껏 살린다.
그 무엇보다 선명하게, 그리고 날카롭게 그려진 헤드라이트, 스핀들 그릴을 앞세웠지만 과격하지 않으며 되려 유려한 감각으로 ‘프리미엄 오픈 톱 모델’의 가치를 제시한다. 여기에 매끄러운 보닛 라인과 독특한 색상의 오픈 톱 시스템은 존재감을 과시하기 충분하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시승기
게다가 측면에는 대담할 정도로 독특한 디테일과 질감이 돋보이는 알로이 휠이 자리한다. 재미있는 점은 단정하게 다듬어진 도어 패널, 그리고 차체의 실루엣이 선명한 대비를 제시한다는 점이다.
참고로 오픈 톱 시스템은 무척 깔끔하게 자리하여 우수한 균형감을 제시하며, 톱을 벗겼을 때에도 절묘한 프로포션을 통해 ‘고급스러운 로드스터’의 감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특히 트렁크 리드를 살짝 끌어 올린 점은 디자인의 방점이라 할 수 있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시승기
후면에는 입체적인 라이팅 구조가 돋보이는 고유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독자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독특한 실루엣의 차체, LC 500 등의 레터링 역시 다른 차량에서는 볼 수 없는 이미지를 선사한다.
사다리꼴 형태로 다듬어진 차체 및 바디킷 하부는 화려함을 드러낸다. 동시에 LC 500 컨버터블이 품고 있는 V8 엔진의 사운드를 과시하는 듀얼 머플러 팁이 배치되어 이후 이어질 주행 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강조했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시승기
우아하게 피어난 LC의 공간
LC 500 컨버터블의 실내 공간은 말 그대로 우아하다. 그리고 또 고급스럽다.
실제 도어를 열고 실내 공간을 살펴보면 가죽 고유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밝은 갈색이 실내 공간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넉넉한 체격을 과시하는 듯한 대시보드와 센터 터널의 구조, 그리고 LFA 이후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싱글 클러스터’ 타입의 계기판이 시각적 매력을 더한다.
묘한 차이를 제시하는 두 개의 가죽 색상은 실내 공간을 더욱 입체적으로 연출하고 정교한 마감, 꼼꼼한 스티치 등이 더해져 ‘프리미엄 오픈 톱 모델’의 가치를 한껏 강조한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시승기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의 그래픽 품질이나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다양한 기능의 적용, 그리고 각종 버튼과 다이얼의 마감은 물론이고 사용성에도 많은 공을 들인 게 티가 난다. 덕분에 시승을 하면 할수록 차량에 대한 만족감이 커진다.
참고로 LC 500 컨버터블에는 마크 레빈슨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더해졌다. 사운드 자체는 다소 심심하지만 기본적인 음의 표현과 해상도가 뛰어나고 볼륨을 높이더라도 ‘파편화되는 음’이 쉽게 드러나지 않았다. 덕분에 볼륨을 높임에 거침이 없었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시승기
LC 500 컨버터블의 시트 구성은 2+2 구조지만 개인적으로 2열 공간에는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되려 고급스럽고 넉넉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다듬어진 1열 시트에 감동하는 것이 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실제 1열 시트에 몸을 맡기면 넉넉하고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말 부드럽게 다듬어진 ‘가죽’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시승기
이어지는 2열 시트는 말 그대로 ‘시트가 있다’ 정도의 평가를 할 수 있다. 차라리 1열 공간을 조금 더 넓게 쓰고, 2열 공간은 트렁크 공간과 함께 자잘한 수납 공간으로 사용하는 것이 보다 현명하고, 차량의 가치를 높이는 선택이라 생각된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시승기
적재 공간은 협소하다. 컨버터블 모델인 만큼 시트 뒤쪽에 톱 시스템이 자리한 만큼 적재 공간은 작아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기본적인 마감이 우수한 편이며, 상황에 따라 2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큰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시승기
477마력을 자랑하는 V8의 심장
LC 500 컨버터블의 보닛 아래에는 V8 엔진이 자리한다. LC 쿠페의 경우 국내 출시 당시 V8 사양과 하이브리드 사양이 함께 출시되었으나 컨버터블 사양은 V8 엔진만 탑재한 상태로 출시되었다.
최고 출력 477마력과 55.1kg.m의 토크를 제시하는 V8 5.0L 엔진은 이미 렉서스 및 토요타의 여러 차량에 곧잘 사용된 엔진이다. 실제 이 엔진은 플래그십 모델이나 토요타, 렉서스의 다양한 레이스카 등에 사용되어 ‘신뢰도’를 검증 받았다. 여기에 다이렉트 시프트 10단 변속기, 그리고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이 조합된다.
이를 통해 LC 500 컨버터블은 우수한 운동 성능과 함께 V8 엔진의 감각적 가치를 제시한다. 다만 차량이 크고, 대배기량 엔진을 탑재한 만큼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7.6km/L로 내심 아쉽다. 참고로 도심, 고속 연비는 각각 6.1km/L와 10.5km/L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시승기
은은히 전해지는 렉서스의 감각, 그리고 대담히 피어나는 V8의 감성
LC 500 컨버터블와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짙은 검은색 구성이 익숙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이토록 가죽 본연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밝은 갈색의 공간이 무척 낯설게 느껴졌지만 고급스럽고 부드럽게 다듬어진 가죽과 섬세한 마감을 느끼며 ‘어색함’은 이내 만족감으로 변했다.
LFA 이래로 렉서스의 F 스포츠 및 고성능 모델에 꾸준히 적용되는 싱글 클러스터 계기판은 여전히 시선을 끌며, 운전에 집중된 대시보드, 센터페시아의 구조가 꽤나 이채롭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시승기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갑자기 이미지가 전환된다.
지금껏 알고 있던 렉서스의 정숙함은 순간 사라지고, 대담하고 불규칙한 사운드가 미국식 V8 스포츠카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만든다. 재미있는 점은 그 이후다. 물론 시동과 동시에 대담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V8 엔진은 곧바로 다시 정숙해지며 우리가 알고 있던 렉서스를 다시 선보이기 때문이다.
477마력과 55.1kg.m의 토크를 부족함이 없는 출력이다.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힘의 무게’를 느낄 수 있고, 거대한 오픈 톱 모델이 매끄럽게 움직이는 걸 느낄 수 있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시승기
RPM에 따라 엔진이 공명하는 걸 느낄 수 있지만, 생각보다 정숙하게 다듬어진 모습이다. 덕분에 차량의 제원이나 수치를 제대로 보지 않고 동승한 사람이 있다면 차량의 성능이나 구성이 어떤 모습인지 쉽게 떠올리지 못할 것 같다.
그러나 RPM을 끌어 올리고,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기 시작하면 다시 한 번 ‘미국의 감성’이 살아난다. 말 그대로 V8 엔진 특유의 사운드가 도로 위에 울려 퍼지고, 실내 공간으로 전해지며 성능의 감각을 한층 누릴 수 있다.
참고로 V8 엔진에, 제법 높은 회전 수까지 끌어 올릴 수 있는 엔진이지만 성능을 과격하게 발산하는 타입은 아니라 고성능 V8 엔진 중 가장 점잖은 엔진이라 해도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시승기
다이렉트 시프트는 운전의 재미가 도드라지는 스포티한 변속기는 아니지만 ‘조율 능력’의 가치를 느끼게 한다. 대배기량 고출력 엔진이지만 말 그대로 미끄러지듯 움직일 수 있도록 엔진과의 매치업을 섬세하게 다듬은 티가 난다.
덕분에 컴포트, 노멀 모드나 운전자 스스로가 RPM을 끌어 올리지 않을 때에는 LC 500 컨버터블은 고성능 모델이라는 걸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매끄러우며 속도를 끌어 올릴 때에도 능숙한 모습이다. 게다가 패들 시프트 역시 마감이 뛰어나 사용감이 우수했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시승기
차량의 움직임은 말 그대로 렉서스의 가치를 느끼게 한다.
대담하고 강렬한 사운드를 언제든 즐길 수 있지만 ‘렉서스의 부드러움’이 훼손되지 말아야 한다는 철칙 아래 다듬어진 차량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 시승을 하며 비슷한 출력의 고성능 모델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승차감, 안락함을 제공하는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시승기
재미있는 점은 이렇게 부드럽고 안락한 차량이지만 은연 중에 ‘스포티한 감각’을 꽤나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실제 시트를 통해 후륜의 질감이나 노면 감각이 꽤나 진솔하게 느껴지는 편일 뿐 아니라 무게 밸런스 배분 덕분인지 조향 자체도 굉장히 민첩하게 다듬어져 있다.
덕분에 운전자는 일상에서의 LC 500 컨버터블을 다루는 것에 큰 부담이 없어 ‘가장 다루기 좋고 편안 고성능 모델’이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운전이 익숙한 이들에게는 드라이빙에 대한 자극제가 되는 것 같다.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시승기
실제 시승을 하며 보다 빠른 템포의 주행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 트랙을 달려보고 싶다는 열정이 살아났다. 참고로 앞서 설명한 것 외에도 고성능 V8 엔진을 능숙하게 억제하는 제동 성능도 만족스러워 ‘차량의 구성’에서 좋은 평가를 하게 되었다.
덕분에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은 어쩌면 렉서스 브랜드 중 ‘가장 젊고 역동적인, 그리고 열정적인 존재가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좋은점: 화려한 디자인과 공간, V8 엔진의 감각과 부드러운 주행
아쉬운점: 다소 심심한 주행, 협소한 2열 공간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시승기
일상 속 열정을 깨우는 존재,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은 하나의 차량에서 렉서스의 이그제큐티브 세단의 가치, 그리고 미국식 스포츠카의 감각을 절묘하게 표현하는 차량이다.
두 대의 차량을 하나씩 소유할 수 있다면 또 모르겠지만 하나의 차량으로 다양한 매력, 모든 가치를 누리고자 하는 욕심쟁이라면 LC 500 컨버터블은 분명 외면하기 어려운 매력적인 결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렉서스, 맹나현(DJ CHE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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