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싸와니 우툼바가 '랑종' 제작자로 참여한 나홍진 감독을 언급했다.
19일 싸와니 우툼바는 본지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며 영화 '랑종'(감독 반종 피산타나쿤)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랑종'은 태국 산골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그린 영화다. 개봉 전부터 전체 예매율 1위를 수성하며 뜨거운 호평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추격자' '황해'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프로듀서를 맡았으며 '셔터'로 태국 호러 영화 대가로 떠오른 반종 피산타나쿤 감독이 연출했다.
극중 대를 이어 조상신을 모셔온 무당 님 역을 맡은 싸와니 우툼마는 태국에서 무대의 여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연극계 베테랑으로 손꼽히는 배우이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연기력은 물론 태국 이산 지역의 사투리를 구사할 수 있다는 점 등 모든 면에서 님 역을 위한 적임자였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한국의 뜨거운 반응, 감사하고 기뻐"
먼저 싸와니는 '랑종' 참여 소감으로 "반종 감독 작품에 참여하는 게 영광스러웠다. '랑종'을 찍기 전 반종 감독 작품에 단역으로 참여했던 적이 있다. 그때 반종 감독의 섬세한 실력을 보고 존경심이 들었다. 감독뿐만 아니라 스태프 모두 좋아 천국과 같았다. 태국보다 한국에서 먼저 개봉했는데 좋은 반응을 받았다는 소식도 기쁘다. '랑종'을 봐주신 모든 관객들, 또 개봉할 수 있도록 협조해준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태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 82명을 돌파했다. 이에 '랑종' 개봉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싸와니는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아직까지 완성본을 확인하지 못했다. 코로나19가 빨리 끝나 상영하길 바란다는 싸와니의 염원이 함께 전해졌다.
'랑종'에 합류하기 전부터 이미 반종 감독의 팬이었다고 밝힌 싸와니는 "다른 감독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명확하다. '랑종'을 함께 하면서 그 부분이 가장 좋았다. 반종 감독은 배우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한다. 반종 감독 의도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연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반종 감독은 촬영 현장에서 연기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캐릭터를 더욱 현실적으로 그려낼 수 있었던 소화 비결을 두고 싸와니는 "감독은 요리사, 배우는 재료다. 개인적인 경험 뿐만 아니라 반종 감독의 지시가 명확했다. 그 안에서 배우가 길을 잃을 위험이 전혀 없었다. 촬영하며 어떻게 캐릭터를 표현할지 순간에 충실했다"면서 자신의 공을 감독에게 돌렸다.
이어 "전작에서 무당 역을 맡았지만 '랑종'에서의 역할은 그전 맡았던 무당 캐릭터와 차원이 다를 거라 생각했다. 원작을 받으니 역시 달랐다. 무당에 대한 연구가 필요했다. 수년 전 태국에서 믿을 만한 무당을 만난 적도 있다. 그 때 그 경험, 또 유튜브를 통해 무당의 행동, 말투를 공부했다. 개인적으로 기도가 어려웠다. 기도문을 읽는 것이 어려웠지만 실제처럼 보이기 위해 공부와 연습을 해야 했다. 대본 리딩을 할 때 계속 숙지하고 읽고 연습했다. 농담이지만 촬영장에서 기도문을 너무 잘 읽어서 실제로 귀신을 부를까 봐 무서웠다"고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밍 역 나릴야 군몽콘켓 연기 보며 모두가 박수"
극중 후반부 님은 무당의 신념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이를 두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라 꼽은 싸와니는 "반종 감독과 촬영 직전까지 대사를 두고 끊임없이 의견을 나눴기 때문에 좋은 장면이 나올 수 있었다. 님은 무당의 신내림을 원해서 받은 것이 아니었다. 무당으로 신내림을 받았지만 가족에게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신에 대한 원망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느낀 바를 밝혔다.
이어 갑자기 찾아오는 죽음에 대해 "태국에서 사인을 규명할 수 없는 죽음이 실제로 있다. 이 경우에 대해 바얀신의 석상이 목이 잘린 것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배우진의 뛰어난 열연 배경에는 꾸준한 연습이 있었다. 캐스팅을 마무리한 뒤 배우진은 모두 함께 워크숍에 참가, 감독과 호흡을 미리 맞추는 시간을 가졌다. 당시를 두고 싸와니는 "배우들끼리도 많이 교류한 시간이었다. 여러 곳의 실력자가 모여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또 연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영화 장면과 똑같이 세팅됐다. 밍 역할을 맡았던 나릴야 군몽콘켓 역시 코치를 많이 받았다. 나릴야는 원래 실력이 있는 배우지만 워낙 어려웠던 역할이기에 코치를 받아야 했다"면서 "보통 배우는 촬영 들어가기 전 캐릭터에 들어가는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나릴야는 스위치처럼 들어간다. 이상 증세가 나타나는 밍을 연기하는 걸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다. 열정적인 신세대 배우다. 밍이 연기할 때 박수를 많이 쳤던 기억이 난다. 정말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홍진과 반종 감독의 첫 협업은 무조건 '대박'"
제작에 참여한 나홍진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코로나19 시국으로 인해 나홍진은 배우와 직접 소통하진 않았다. 제작자인 나홍진에 대해 싸와니는 "앞서 '곡성'을 봤다. 나홍진과 반종 감독의 첫 협업에 참여하게 됐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다. 나홍진을 직접 만나진 못 했지만 반종 감독을 통해 소통했다. 대단한 두 감독이 힘을 합쳤기에 무조건 '대박'이라고 했다. '랑종'은 기존 호러 영화와 차원이 다르다. 그 이상을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다. 인간의 어두운 영화를 잘 표현했다"고 말했다.
앞서 반종 감독은 귀신의 존재나 무속신앙을 믿지 않는다고 밝혀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렇다면 '랑종' 주연 배우인 싸와니의 생각은 어떨까. 이를 두고 "반종 감독과 달리 저는 귀신, 무당을 믿는다. 인간 외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존재가 있다고 믿는다. 신, 귀신, 악령일 수 있다. 사이비도 있지만 실제로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소통의 존재로 무속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국에서 성과를 거둘 거라는 예상이 있었는지 묻자 싸와니는 "사실 기대를 못했다. 한국 관객들이 (태국과) 같은 아시아권에 속하고 문화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많아 이해 해준 것 같다. 무당이란 인간과 인간이 알 수 없는 신적인 존재에 대해 얇은 선처럼 연결하는 역할이다. 여러 나라에서도 흥미를 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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