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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연기에 항공편 운항 중단… '마른하늘 날벼락' 치는 시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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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연기에 항공편 운항 중단… '마른하늘 날벼락' 치는 시베리아

입력
2021.07.1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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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 내 가장 건조하고 더운 여름에 번개
러시아 동북부 사하공화국 주민 보건 위기

18일 러시아 극동 시베리아 사하(야쿠티야) 공화국의 숲이 불에 타고 있다. 러시아 재난 당국이 배포한 사진이다. AP 연합뉴스

18일 러시아 극동 시베리아 사하(야쿠티야) 공화국의 숲이 불에 타고 있다. 러시아 재난 당국이 배포한 사진이다. AP 연합뉴스

북극권 동토(凍土) 시베리아도 올여름 북반구 지구촌 이상 기후의 예외가 아니다.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으로 일어난 산불의 연기가 공항을 가득 채우는 바람에 도시 간 비행기 왕래가 끊겼을 정도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극동 시베리아 사하(야쿠티야) 공화국 수도인 야쿠츠크 및 근처 50개 마을, 정착촌이 산불로 인한 자욱한 연기로 뒤덮여 야쿠츠크 공항을 통해 도시를 오가는 항공편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러시아 동북부에 최근 집중되고 있는 산불은 가뭄과 폭염, 번개가 맞물린 결과다. 재난 당국은 사하 공화국에 24시간 동안 발생한 산불이 무려 187건에, 화염에 휩싸인 토지의 면적이 1,000㎢에 이른다고 밝혔다. 서울시 면적이 약 605㎢다. 아이센 니콜라예프 사하 주지사는 “사하는 근래 150년 이내에 가장 건조한 여름을 보내고 있는데 6월 기온이 관측사상 최고이기도 했다”며 “요즘 산불은 이런 환경이 매일 내려치는 마른번개와 결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속되는 산불은 이 지역 주민들에게 고통을 안기고 있다. 마가라스 마을에 사는 바실리 크리보샤프킨은 “연기 때문에 서로 볼 수조차 없을 지경이고 눈이 타들어 가는 듯하다”고 호소했다. 보건 위기를 부를 정도의 연기인 셈이다.

지금처럼 벼락이 빈발하는 현상은 북극권에서 이례적이다. 번개가 지표의 공기가 가열돼 생기는 상승 기류로 인해 발생하는 기후 현상인 만큼 냉기가 유지되던 북극권에서는 그간 드물게 나타났다.

원인은 기후 변화다. 지구온난화 탓에 북극권 얼음이 녹고 수증기를 품은 온기가 올라가 번개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점점 더 많이 조성되고 있다는 게 과학자들 분석이다.

전례 없는 폭염과 산불이 휩쓸기 시작한 건 북미 서부가 먼저였다. 지난달 말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 소도시 리턴의 기온이 섭씨 49.6도까지 오르더니 기어코 마을을 전소시키는 산불로 이어졌고 역시 살인적 폭염이 덮친 미 오리건주 남동부에서는 최근 대형 산불 탓에 잿가루가 섞인 연기 기둥이 10㎞ 상공까지 치솟아 ‘불구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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