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의 집중폭격 피하지 못하고 사망
2018년 로힝야 취재로 퓰리처상 수상

16일 아프가니스탄 정부군과 탈레반의 교전 도중 사망한 로이터통신 사진기자 대니쉬 시디퀴가 지난 2013년 6월 인도 우타라칸트주 고빈가트의 홍수 현장을 취재하고 있다. 고빈가트=AP 연합뉴스
퓰리처상을 수상했던 로이터통신의 사진기자가 아프가니스탄 정부군과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교전을 취재하던 도중 사망했다. 통신은 애도 성명을 내며 해당 기자가 탈레반의 갑작스런 집중폭격을 피하지 못해 변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자사 사진기자 대니쉬 시디퀴가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주(州) 스픽볼딕에서 피살당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과의 접경지역인 이곳에선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이 탈레반과 교전을 벌이고 있었는데, 이를 취재하던 시디퀴는 갑작스런 탈레반의 십자포화를 피하지 못하고 숨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탈레반의 공격으로 아프간 고위 장교 1명도 시디퀴와 함께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부터 로이터통신에서 근무한 시디퀴는 2015년 네팔 대지진과 2019년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 등 굵직한 사건을 취재했다. 특히 2018년엔 미얀마의 로힝야 난민 취재팀에 참여해 퓰리처상 특집사진 부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아프간 칸다하르주 교전 상황엔 이번주부터 투입됐다. 시디퀴는 이날 오전까지도 “취재 과정에서 파편에 팔을 맞았다”며 회사와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끝내 탈레반의 공격을 피하지는 못했다.
로이터통신은 성명을 내고 시디퀴를 추모했다. 마이클 프리덴버그 사장과 알렉산드라 갈로니 편집장은 “시디퀴는 뛰어난 언론인이었고, 헌신적인 남편이자 아버지였으며, 사랑받는 동료였다”고 애도했다. 이어 “현지 당국과 협력해 사망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가니스탄에선 4월 미군 철수가 결정된 이후 탈레반의 세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테러나 사망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13일엔 자신들에게 투항한 아프간 정부군 22명을 탈레반이 총살하는 영상이 공개돼 국제사회가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15일 BBC방송에 따르면 탈레반은 현재 아프간 영토의 85%를 장악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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