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일각 "尹 지지율 너무 빨리 떨어져 걱정"
이재명도 "유승민 제일 부담"... 과도한 자신감
‘윤나땡.’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치 참여를 공식 선언하기 전부터 여권에서는 이런 말이 공공연히 돌았다. “윤 전 총장이 야권 대선 후보로 나와주면 땡큐(고맙다)”라는 뜻이다. 장모 비리 의혹 등으로 도덕성에 약점이 있고, 정치ㆍ행정 분야 경험이 부족한 윤 전 총장의 실체가 드러나면 거품이 금세 꺼질 것이란 기대감의 표현이었다.
한동안 고공행진 하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최근 주춤하자 여권에서는 급기야 ‘순망치한(脣亡齒寒ㆍ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론까지 등장했다. 대선 본선에서 붙었을 때 비교적 만만한 상대로 평가한 윤 전 총장의 인기가 너무 빨리 식을 경우, 더 경쟁력 있는 야권 후보가 치고 나올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말이다. 실제 민주당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급격히 빠지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했다.
이재명도 "유승민이 제일 부담"
윤 전 총장은 여권 대선 주자 중 이재명 경기지사와 유독 자주 비교돼왔다. 이 지사는 여배우 스캔들 등 도덕성 논란과 거친 입담 탓에 비교적 낮은 여성 지지율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윤 전 총장 역시 집안 문제에다 마초적 풍모로 남성 지지세도 강해 이 지사와 비슷한 점이 적지 않다. 때문에 둘이 대선에서 맞붙으면 이 지사의 취약점이 덜 부각 될 것이라는 게 여권 일각의 시선이다.
이 지사도 최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최종 단일 후보가 될 거라고 예측한다”면서도 “유승민 후보가 제일 부담이 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확장 해석하면 윤 전 총장의 경쟁력은 높지 않아 내심 그가 야권 후보가 되기를 원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단적으로 얼마 전“(윤 전 총장이) 너무 빨리 무너지면 재미가 없다”는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의 발언은 여권의 바람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노무현 정부 행정관을 지낸 친여(親與) 성향 인사다.
"민주당 지지율 상승은 일시적 컨벤션 효과" 지적도
하지만 윤 전 총장을 쉬운 대항마로 폄하하는 여권의 지나친 자신감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한 민주당 중진의원은 “대선 정국에서 정권 심판론이 대세가 되면 윤 전 총장이 아니라 누가 나와도 여권 후보가 이기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버즈량(인터넷 키워드 언급량)을 살펴보면, 최근 민주당 주자들의 지지율 상승과 윤 전 총장의 하락은 민주당 예비경선의 컨벤션 효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범야권 경선이 본격화하면 반대로 야권 주자들의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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