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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먼 美 국무부 부장관 中 방문 무산, '외교 무례'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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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먼 美 국무부 부장관 中 방문 무산, '외교 무례' 때문?

입력
2021.07.16 16:30
수정
2021.07.16 18:3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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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의 ‘푸대접’ 때문일까. 다음 주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는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중국을 방문하지 않는 이유가 중국의 외교 무례 때문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격이 맞지 않는 인사를 카운터파트로 내세워 미국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이야기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셔먼 부장관의 중국 방문이 무산된 것은 러위청(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의 회담이 거절당한 것이 이유라고 전했다. FT는 당국자 4명을 인용해 중국이 러 부부장 대신 외교부 서열 5위인 셰펑(謝鋒) 부부장을 회담 카운터파트로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당초 셔먼 부장관은 다음 주 셰펑 부부장과 중국 톈진에서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셔먼 부장관과 셰펑 부부장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간의 회담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조율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국무부가 발표한 셔먼 부장관의 아시아 순방 일정에는 한국과 일본, 몽골 방문만이 적시되어 있을 뿐 중국 방문 일정은 빠져 있었다.

중국 측이 격이 맞지 않는 인사를 제시하면서 미국과의 회담에서 기싸움을 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FT는 전했다. 앞서 올해 초 중국은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쉬치량(許其亮) 부주석을 만나겠다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의 제안을 번번이 거절하고, 대신 그보다 서열이 낮은 웨이펑허(魏鳳和) 국방부장과 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움직임이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중국 전문가인 에번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석좌는 셔먼 부장관이 러 부부장과의 면담을 분명히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게임’을 하고 있다며 “불신과 긴장, 오판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보니 글레이저 저만마셜펀드 중국 전문가는 “(지난 3월) 앵커리지 미중 고위급회담에서 불충분한 대접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중국이 미국에 보복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미국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미국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FT에 “실질적이고 건설적인 방문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에 (방문을) 발표한다”며 미국이 중국 관리들과 교류하는 기회를 계속 탐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무부가 중국 방문 가능성에 대해 베이징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언제든 중국과의 대면 접촉을 재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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