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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로 중국을 포위할 셈인가”, 英 항모 향한 호들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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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로 중국을 포위할 셈인가”, 英 항모 향한 호들갑

입력
2021.07.16 14:45
수정
2021.07.16 15:09
8면
0 0

英 엘리자베스 항모 승조원 100명 확진
"중국 주변에 독을 풀러 온다" 격한 반응
항모전단 사건사고에 사사건건 꼬투리?
英 인도·태평양전략 동참에 中 불쾌감↑

영국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이 6일 이집트 수에즈운하를 통과하고 있다. 멀찍이 뒤로 항해에 참여한 각종 함정이 줄지어 따라오고 있다. 항모전단은 남중국해를 거쳐 내달 한일 양국과 연합훈련을 펼친다. 수에즈운하=AFP 연합뉴스

영국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이 6일 이집트 수에즈운하를 통과하고 있다. 멀찍이 뒤로 항해에 참여한 각종 함정이 줄지어 따라오고 있다. 항모전단은 남중국해를 거쳐 내달 한일 양국과 연합훈련을 펼친다. 수에즈운하=AFP 연합뉴스


중국이 남중국해로 다가오는 영국 항공모함에 격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승조원이 무더기 확진되자 “바이러스로 중국을 포위할 셈인가”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홍콩 문제 등으로 사이가 틀어진 양국 관계에 또 다른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전단이 5월 출항할 당시 예상과 달리 중국은 대응을 자제했다. 지난 6일 수에즈운하를 통과해 인도양에 진입했지만 별다른 시비를 걸지 않았다. 오히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0일 “양국 관계는 매우 중요하고 영국 왕실은 중국과의 관계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발언을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그래픽=김문중 기자

그래픽=김문중 기자


하지만 14일 BBC 등 서구 언론이 “엘리자베스 항모 승조원 100명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됐다”고 보도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꼬투리를 잡은 듯 이 소식을 실시간으로 비중 있게 전하며 그간 참았던 불만을 드러냈다. 심지어 중국 매체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내달 예정된 항모전단과 한일 양국의 연합훈련을 겨냥해 15일 “영국 함대가 중국 주변에 독을 풀러 오는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은 영국 때문에 더 큰 전염병 확산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항모가 싱가포르, 인도를 포함한 40여 개국을 지나는데 이로 인해 전 세계 코로나 방역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중국은 항모전단에서 발생한 사건사고를 일일이 물고 늘어졌다. 환구시보는 16일 “작전에 참여한 호위함에서 승조원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구축함은 고장이 나 수에즈운하를 건너고도 지중해로 다시 돌아가 수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항모와 호위함, 구축함, 원자력잠수함, 보급함에 더해 미국 구축함과 네덜란드 호위함까지 가세한 이번 항해는 7개월간 진행된다.

중국 첫 국산 항공모함 산둥이 지난해 5월 모항인 하이난성 싼야기지에 정박해 있는 모습. 싼야=신화 뉴시스

중국 첫 국산 항공모함 산둥이 지난해 5월 모항인 하이난성 싼야기지에 정박해 있는 모습. 싼야=신화 뉴시스

중국이 이처럼 트집을 잡는 건 미국의 대중 봉쇄망에 영국이 적극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지난 3월 발표한 ‘경쟁 시대의 글로벌 영국’ 정책을 통해 군 작전범위를 인도ㆍ태평양지역으로 넓혔다. 유럽연합(EU)은 탈퇴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미국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한 것이다. 반대로 중국으로서는 4개국 안보협력체 쿼드(Quad)의 공세만으로도 껄끄러운 상황에서 영국까지 옥죄자 갈수록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다.

중국과 영국은 모두 2척의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21척ㆍ경항모 포함)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서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프랑스, 러시아, 인도는 1척에 불과하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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