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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종' 10점과 1점사이… 반종 감독 "과도한 묘사? 꼭 필요한 것만 넣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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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종' 10점과 1점사이… 반종 감독 "과도한 묘사? 꼭 필요한 것만 넣었죠"

입력
2021.07.20 04: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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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블랙 위도우' 누르고 박스오피스 정상
관객 반응 '극과 극' 엇갈려

영화 '랑종' 촬영 현장의 반종 피산다나쿤(오른쪽에서 두 번째) 감독. 쇼박스 제공

영화 '랑종' 촬영 현장의 반종 피산다나쿤(오른쪽에서 두 번째) 감독. 쇼박스 제공

‘추격자’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제작하고 원안을 쓴 한국·태국 합작 공포영화 ‘랑종’(14일 개봉)이 요즘 극장가 화제다. 개봉 전부터 ‘극강의 공포영화’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한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블랙 위도우’를 누르고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18일까지 누적 관객은 55만8,000여 명. 이날 폐막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선 국제 경쟁부문 ‘부천초이스' 작품상까지 받았다.

관객 반응은 극단으로 엇갈린다. ‘긴장감과 몰입도가 최고’ ‘무서운 게 아니라 역겹다’ ‘유치하고 억지스럽다’ 등 10점과 1점이 공존한다. 최근 온라인 화상 연결로 만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기대 이상의 반응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반종 감독은 공포영화 ‘셔터’와 ‘샴’ 등으로 국내 관객에게도 친숙하다.

태국어로 '무당'을 뜻하는 제목의 ‘랑종’은 나 감독이 ‘곡성’의 무당 캐릭터 일광(황정민)을 모티브로 쓴 시나리오를 반종 감독이 태국어로 각색해 연출한 영화다. 나 감독은 5년 전 한 영화제에서 만났던 반종 감독에게 연출을 제안했고, 나 감독을 ‘우상’으로 여겼던 반종 감독은 뜻밖의 제안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태국의 무속신앙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았던 반종 감독은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무당들을 취재했다. 특히 태국 북동부를 일컫는 이산 지역 무당들과 무속신앙이 이채롭게 다가왔다. ‘모든 사물에 신이 깃들어 있다’는 설정은 이산 지역을 취재하며 추가된 설정이다. 여러 악령이 합쳐져 새로운 형태의 악령이 나타나는 부분도 각색 과정에서 더해졌다.

‘랑종’은 음습하고 기괴한 분위기로 극 초반 관객을 설득시킨다. 촬영지는 치앙마이 동남쪽에 있는 소도시 르이. 접경 지역으로 이웃나라 라오스 문화가 섞여 있고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촬영지로 적격이었다.

영화 '랑종'. 쇼박스 제공

영화 '랑종'. 쇼박스 제공


“영화를 보며 공포감을 느끼는 일이 많지 않은 제가 무섭게 본 영화는 나홍진 감독의 ‘곡성’(‘유전’ ‘미드소마’ 등)이나 아리 에스터 감독의 영화들처럼 독특한 분위기의 영화들입니다. ‘랑종’에서도 분위기가 극중 캐릭터만큼이나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산 전 지역을 직접 운전하며 취재했습니다.”

코로나19로 한국에 발이 묶인 나 감독과는 주로 화상통화로 의견을 주고 받았다. 그는 “나 감독이 내게 모든 결정 권한을 주면서 가야 할 방향을 조언해줬다”며 “매일 촬영한 영상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기에 의견 충돌은 별로 없었다”고 설명했다. “나 감독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 때문에 압박감과 중압감이 컸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영화의 색채와 톤이 ‘곡성’과 닮은 점에 대해선 “일부러 따라 하려 하진 않았지만 워낙 나 감독을 존경하다 보니 분명 어느 정도는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랑종’은 국내 개봉 후 여성 캐릭터에 대한 가학적 묘사와 동물과 아동에 대한 잔인한 묘사로 일부 관객들로부터 ‘불쾌하다’는 반응을 들었다. 반종 감독은 “나 감독이 표현 수위와 관련해 ‘내가 오히려 말리는 편이었다’고 했는데 그건 농담처럼 한 말이고 충분히 의견을 나눈 뒤 이야기 전개에 적당하고 적절한 수준으로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연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랑종’은 인간이 저지르는 악행과 원죄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가 갖고 있던 믿음과 신앙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됐어요. 반면 인간의 악행은 더욱 명확해지고 있죠. 영화를 보면서 관객도 인간의 악과 원죄에 대해 생각해보고 신앙과 믿음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해보고 싶었습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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