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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좌천→복권'... 김정은, 부침 많던 리영길 '군 서열 4위' 깜짝 발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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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좌천→복권'... 김정은, 부침 많던 리영길 '군 서열 4위' 깜짝 발탁, 왜?

입력
2021.07.16 00: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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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경질된 김정관 대신 국방상 임명된 듯
군부 성과 독려하기 위한 '실력주의' 인사

북한 신임 국방상으로 추정되는 리영길(오른쪽 사진 붉은색 원) 전 사회안전상이 8일 김일성 주석 사망 27주기 참배 당시 권영진 군 총정치국장과 정경택 국가보위상 사이에 도열해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북한 신임 국방상으로 추정되는 리영길(오른쪽 사진 붉은색 원) 전 사회안전상이 8일 김일성 주석 사망 27주기 참배 당시 권영진 군 총정치국장과 정경택 국가보위상 사이에 도열해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북한 사회안전상(한국의 경찰청장에 해당)을 지낸 리영길이 또 부활했다. 2012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후 승진과 강등을 거듭하며 부침을 겪었던 그가 단번에 군부 ‘서열 4위’, 국방상 자리를 꿰찬 것이다. 계급장을 뗐다 붙였다 하며 군 고위 간부들을 길들여온 김정은식 ‘실력주의’ 통치가 최근 군부의 잇단 실책을 계기로 다시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15일 “8일 김일성 주석 사망 27주기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보도한 북한 매체 사진에서 (리영길의) 도열 위치나 군복 형태를 봤을 때 국방상으로 임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참배 사진에서 리영길은 둘째 줄 권영진 군 총정치국장과 정경택 국가보위상 사이에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통상 국방상 도열 위치다. 참배 복장도 달라졌다. 올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입었던 사회안전상 제복이 아닌 별 네 개가 부착된 대장 견장과 옷깃에 붉은색을 두른 군복을 입고 나왔다. 군 수뇌부에 진입했다는 확실한 증거다.

리영길의 발탁은 이례적 인사로 받아들여진다. 그가 김정은 정권에서 유독 굴곡이 많았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강원도 5군단장이었던 리영길은 2012년 12월 상장 진급 후 8개월 만에 대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최전방 담당 야전군 출신이 일약 군 서열 2위 군 총참모장에 오른 것이다. 그러나 2016년 총참모부 작전총국장(상장)으로 내려 앉았고, 2018년 다시 총참모장이 됐지만 이듬해 곧바로 해임됐다. 1월 사회안전상에 임명되며 대장 자리는 가까스로 유지했지만, 강등과 복권을 반복한 탓에 권력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 많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 평양=AP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 평양=AP 뉴시스

리영길의 재기용은 최근 고위급 간부들에 대한 문책성 인사와 맞물려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각각 군 서열 1ㆍ2ㆍ4위였던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총참모장, 김정관 국방상을 해임ㆍ강등했다. 준비 소홀로 북중국경 개방에 실패했고, 군량미 동원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등 군부의 계속된 태만이 대규모 물갈이 원인이 됐다는 전언이다.

이런 일련의 흐름을 종합하면 리영길을 깜짝 발탁한 배경에는 좌천 전력이 있어도 군 업무에 정통한 인사에게 기회를 줘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중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도 이날 “실력이 없이는 맡겨진 혁명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면서 간부들에게 사업 실적을 독려했다.

군 조직을 크게 흔들지 않으면서 수뇌부에게 경각심을 불어넣는 효과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동이 잦았던 인사를 요직에 다시 앉힌 건 성과를 내면 문책도 완화된다는 신호를 군부에 줄 수 있다”고 해석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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