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라면 12.6%·스낵면 11.6% 인상
오뚜기 "원자재·인건비 상승으로…"
농심·삼양식품도 '도미노 인상' 전망
오뚜기가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올린다. 식품 원재료 가격이 수년간 상승하고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도 오른 데 따른 조치다. 오뚜기가 '총대'를 메면서 눈치만 보던 농심과 삼양식품 등 경쟁사들도 '도미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오뚜기 먼저 인상 감행…농심·삼양도 올릴까
오뚜기는 다음 달 1일부터 진라면 스낵면 육개장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올린다고 15일 밝혔다. 대표 제품인 진라면은 개당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은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각각 인상한다. 컵라면인 육개장은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올린다.
오뚜기가 라면 가격을 인상하는 건 2008년 이후 13년 만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그동안 라면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 설비자동화, 원가절감 등 가격인상 억제를 위한 노력을 이어왔으나 최근 밀가루와 팜유 등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에도 오뚜기는 진라면 가격을 9%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반대 여론에 부딪혀 철회한 바 있다. 하지만 갈수록 커지는 원가 압박에 상반기 이익이 줄자 라면업체 중 가장 먼저 가격인상을 감행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소맥 선물 가격은 14일 기준 톤당 237달러(27만346원)로 전년 대비 23.12% 상승했다. 말레이시아 파생상품거래소(BMD)의 팜유 선물 가격도 톤당 959.20달러(109만4,447원)로 지난해보다 58.85% 올랐다.
오뚜기를 시작으로 농심, 삼양식품도 줄줄이 가격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라면업체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역기저 효과와 원재료 비용 상승으로 1분기 실적이 대폭 감소하면서 고민이 깊어진 상황이다. 업계 1위 농심은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55.5% 감소했고, 삼양식품과 오뚜기도 각각 46.2%, 12.2% 줄었다. 국제 곡물 가격이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라면업체들의 매입 가격에 반영되는 것을 고려하면 하반기에 원가 상승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다만 농심과 삼양식품은 일단 오뚜기의 가격인상 이후 소비자 반응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2016년, 삼양은 2017년 이후 라면값을 동결하고 있다. 농심은 "원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있으나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했다. 삼양식품도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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