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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입당 최재형, 대선 출마 명분 분명해야

입력
2021.07.16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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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왼쪽)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이준석 대표 예방을 마친 뒤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최재형(왼쪽)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이준석 대표 예방을 마친 뒤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지난달 28일 사표를 내고 이달 7일 “정치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지 약 일주일 만의 전격적 결정이다. 감사원장 사퇴 이후 행보의 수순으로 볼 때 대선 출마 입장도 조만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임기도 마치지 않고 정치권 직행을 택한 최 전 원장의 대선 행보가 영 개운치 않다.

최 전 원장은 입당식 행사에서 정치의 지향점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그는 "국민이 고통받는 현실하에서 가장 중요한 명제”로 정권교체를 꼽으면서 “보다 나은 미래,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했다. 사표를 내고 정치 참여를 선언하는 순간까지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숙고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던 것에 비하면 목표가 보다 분명해졌다. 그러나 감사원장 중도 사퇴에 대해서는 "저에 대한 정치적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도저히 감사원장직을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여전히 앞뒤가 맞지 않는 이유를 들었다.

최 전 원장이 정권교체에 나서는 절박한 이유 또한 분명치 않다. 월성 원전이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특혜 채용 의혹 등에 대한 감사로 정부와 갈등을 겪긴 했지만 그의 뜻이 관철되지 않은 감사는 없었다.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잘못된 정부 정책을 바로잡는 게 감사원장 자리인 점을 감안하면 그는 자신의 직분을 다한 셈이다. 정책 감사를 둘러싼 충돌에서 정권교체의 대의명분을 찾았다면 그야말로 정치 초보의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미담 제조기’라는 별명처럼 주변에서는 그의 도덕성을 정치 지도자 덕목으로 치켜세우지만 정치적 소명 없이는 돌파하기 힘든 게 대선 레이스다. 30년 넘게 정통법관 생활을 한 뒤 감사원장으로 행정부에 몸담은 경력이 전부인 최 전 원장이 국가경영을 할 준비가 돼 있는지도 의문이다. 국민을 납득시킬 대선 출마의 명분이 확실치 않다면 공직 윤리와 감사원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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