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 모양의 개방형 깁스 ‘오픈캐스트’가 기존 석고나 유리 섬유 재질의 합성 깁스보다 환자 만족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경민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오픈캐스트가 기존 합성 깁스에 비해 환자의 만족도와 치료 순응도를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22명의 발목 염좌 환자를 무작위로 배정해 오픈캐스트와 기존 합성 깁스를 각각 2주 동안 번갈아 착용하게 한 뒤 19개 항목으로 구성된 설문지를 이용해 기능과 효과, 환자 만족도, 불편함, 부작용을 비교 평가했다.
그 결과, 기존 합성 깁스는 오픈캐스트보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깁스는 답답함, 가려움, 깁스 내부에 물이 스며드는 현상, 습기, 악취, 목욕과 샤워의 불편함, 깁스 속 피부를 볼 수 없는 등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
반면 오픈캐스트는 환자가 깁스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샤워할 수 있고, 기존 깁스의 부작용을 겪지 않아도 돼 환자 만족도가 높았다.
일부 환자들은 기존 깁스를 풀 때 절단하는 과정에서 큰 공포를 느끼는데, 오픈캐스트는 탈ㆍ부착이 가능해 절단이 필요 없는 것도 장점이다.
환자들은 합성 깁스가 오픈캐스트보다 단단하고 안정적이고 다친 발목을 잘 보호한다고 판단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합성 깁스와 오픈캐스트 간 통증 경감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오픈캐스트가 손상된 조직을 합성 깁스 못지않게 적절히 보호하고 고정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발목 통증 정도는 손상된 조직이 잘 고정되지 않고 움직이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교수는 “이번 연구로 오픈캐스트라는 새로운 형태의 깁스를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 환자 불편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정형외과에서는 골절ㆍ염좌 등으로 부상한 신체 부위를 고정하기 위해 깁스(캐스트)를 활용한다. 깁스는 지난 170년간 주로 석고나 유리 섬유 재질로 제작됐다. 하지만 신체를 빈틈없이 둘러싸 통풍이 되지 않아 악취가 나고 깁스 부위를 씻을 수 없어 불편이 컸다.
오픈캐스트는 통풍이 원활하고 골절 부위 피부를 눈으로 관찰할 수 있다. 또 기존 깁스를 할 때 생기는 염증, 간지러움, 악취, 압박감 등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임상에 이를 적용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가 없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정형외과학회지 ‘월드 저널 오브 오써피딕스(World Journal of Orthopedic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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