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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LH 갑질에 신음하는 청년 기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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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LH 갑질에 신음하는 청년 기업가

입력
2021.07.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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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연호지구 LH 규탄 현수막 즐비
비합리적 보상가와 투기 의혹 성토
LH "공익감사서 문제없었다"...궁색한 변명만

'내 땅 돌리도', '갈 곳이 없다', '권영진 대구 시장님 LH 횡포를 보고만 계십니까.'

대구 수성구 연호동 일대에는 2년 넘게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다. 하나 같이 LH의 비합리적인 보상가와 투기 의혹을 성토하는 문구다.

평범한 시민들은 물론 중소 사업가들도 LH의 횡포에 시달렸다. 청년 사업가 이동군씨도 마찬가지다. 사건의 시작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씨는 2016년 5월부터 연호동 일대에 1만4,100m² 부지를 매입해 설계를 마치고 토지 분양까지 진행하고 있었다.

사업에 제동이 걸린 것은 2018년 해당 부지가 LH 사업대상지에 포함되면서였다. LH의 요청에 공사를 전면 중단한 이씨에 따르면 LH는 2년 안에 공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일정 토지 소유권을 넘겨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LH는 말을 바꾸고 토지 규모를 축소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계약해지와 취등록세, 양도세 등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데다 그동안 자금이 묶여 수입을 전혀 창출하지 못했다. 심지어 '알박기'로 매도돼 기업 이미지마저 실추됐다. 이씨는 "LH의 졸속 행정과 말 바꾸기로 4년째 고통받고 있다"며 "공기업이 민간 중소기업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하소연했다.

LH의 답변은 무책임 일변도다. LH 측은 “택지 공급 가격은 관련 법령에 따라 공급하는 만큼 LH가 임의로 결정할 수 없고, 이 건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에서도 'LH가 업무를 위법을 저지르거나 부당하게 처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책임회피성 발언만 되풀이하고 있다.

LH만 면책되면 그만이라는 사업 행태는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LH가 지금껏 버틴 것은 공공기관을 등에 업고 공공의 이익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쓴 덕분"이라는 청년 사업가의 평이 지나치지 않다.

LH가 공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지키려면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각고의 노력, 환골탈태에 버금가는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 LH만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강은주 기자.

강은주 기자.



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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