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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20 폭력 분풀이… 뒤늦게 "인종차별 엄단" 나선 英보수당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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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20 폭력 분풀이… 뒤늦게 "인종차별 엄단" 나선 英보수당 정부

입력
2021.07.13 15:00
수정
2021.07.1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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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게시물 수사 이어 신원 정보 요구
美백인우월주의 조직 테러단체 지정도

11일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의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간 결승전이 열린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 앞에서 경찰이 한 팬을 연행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11일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의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간 결승전이 열린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 앞에서 경찰이 한 팬을 연행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우승에 실패한 잉글랜드 축구팬들의 폭력적인 분풀이로 파문이 커지자 영국 보수당 정부가 인종 차별 엄단 방침을 천명했다. 뒤늦게 나선 데 대해 위선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결승전 승부차기를 실축한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를 상대로 인종 차별 욕설이 담긴 게시물을 올린 사람들의 신원을 넘겨 달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들에 요구해 둔 상태다. 런던 경찰도 “축구 선수들을 겨냥한 모욕적이고 인종주의적인 SNS 글들을 대상으로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유로 2020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골을 넣지 못해 잉글랜드 대표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일부 팬이 SNS 등을 통해 마커스 래시퍼드와 제이드 산초, 부카요 사카 등 세 선수에게 인종주의적 발언을 쏟아낸 데 따른 조치다. 피해자 세 명은 모두 흑인이다. 이에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연 기자회견에서 “일부 선수들을 대상으로 인종 차별적 학대를 하는 이들에게 ‘부끄러운 줄 알라’라 말하겠다”며 “모든 팀원이 영웅”이라고 했다.

공교롭게 이날 미국의 극우 백인우월주의 조직을 테러 단체로 지정하겠다는 영국 정부의 의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날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근무 이력을 보유한 미국인 남성이 배후 조종자로 알려진 극우 집단 ‘더 베이스’를 테러 단체로 규정해 제재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소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단체는 ‘인종 전쟁’을 통해 백인들로만 채워진 전체주의(파시즘) 국가를 건설한다는 목표로 조직원들에게 총기와 폭탄을 주고 훈련을 시키는 집단이며, 영국에서도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청년층을 파고들어 은밀하게 조직원 모집 활동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는 게 BBC의 설명이다.

내무부의 테러 단체 지정안이 의회에서 승인되면 이 단체는 영국 테러방지법에 따라 테러 단체로 규정된 다섯 번째 집단이 된다. 이 단체에 가입하거나 단체를 지지하는 활동을 하다 적발될 경우 최대 징역 14년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행태에 대해 ‘위선적’이라는 비판도 일부에서 나온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이 경기 시작 전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벌일 때 일부 관중이 야유를 보내기도 했는데, 이런 태도를 공개 비판해야 한다는 요구에 존슨 총리 등 보수 정치인들이 별 신경을 쓰지 않아 왔다는 것이다. ‘무릎 꿇기’는 스포츠계의 인종 차별 저항 운동으로 자리 잡은 퍼포먼스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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