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소 늘리고, 운영 시간 공격적으로 확대
인력 충원은 소극적..."업무 과중 심각해"
보건소, "예산 받았다 해도 채용에 2주 걸려"

수도권 대부분 지역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오른 13일 서울 양천구 파리공원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12일) 코로나19 신규 검사 건수는 7만 8154건으로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뉴스1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13일 낮 서울 영등포구보건소. 이곳 선별진료소 직원들은 연신 구슬땀을 흘리며 진료소로 몰려든 시민들을 안내했다. 안내직원이 휴대용 마이크를 통해 외친 검사 대기번호는 오후 1시 10분쯤 915번을 기록했다. 선별진료소 관계자는 "2주 전만 해도 하루 1,000명 정도 방문했지만 어제는 2,000명이 왔다"며 "인력이 충원되고 있다지만, 새로 생긴 임시선별검사소로 인력이 빠지면서 힘들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여파로 검사량이 급증하면서 자치구 등 일선 방역현장 직원들이 과중한 업무에 짓눌리고 있다. 특히 날씨까지 무더워지면서 이들의 노동 강도는 배가됐다. 이날 체감온도는 33도를 기록했지만, 방호복을 겹겹이 입은 채 근무하는 직원들의 체감온도는 33도를 넘어섰다.

13일 낮 영등포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직원들이 시민들을 천막 안에 위치한 대기장소로 안내한 뒤 한숨을 돌리고 있다. 권지원 인턴기자
서울시는 최근 임시선별검사소를 26개소에서 52개소로 2배 확대하고, 찾아가는 선별진료소도 4곳에서 9곳까지 늘렸다. 운영 시간도 평일, 주말 각각 3시간, 2시간씩 늘렸다. 이에 따라 지난 일주일 동안 서울시내에서 이뤄진 코로나19 검사 수는 하루 평균 4만6,061건으로, 전주 대비(3만6,454건) 1만 건 가까이 증가했다.
인력 공급은 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종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의 경우, 진료소를 찾는 시민들이 하루 700~800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지만, 두 달 사이 보충된 인력은 의료인력 3명이 전부다. 종로구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 인력이 지금 선별진료소, 이동선별검사소, 찾아가는 선별검사소 이렇게 세 곳으로 분산돼서 운영돼다 보니 사람이 부족하다"며 "보건소 직원들은 이달 들어서만 너나 할 것 없이 평균 90시간씩 초과 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13일 낮 마포구선별진료소 직원이 냉풍기 앞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나광현 인턴기자
최근 홍익대 인근 주점 집단감염 등으로 마포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엔 배 이상의 사람이 몰리고 있지만 인력 충원은 원활하지 않다. 전날 1,600명의 시민들이 찾았다. 4차 대유행 전 일평균 600~800명이 방문하던 곳이다. 마포구보건소 관계자는 "서울시로부터 인력 채용을 위한 예산을 지원받았지만 채용에 2주 정도 걸린다"며 "그 전까진 기존 직원들이 더 자주 일하는 식으로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유미옥 서울시 코로나19대응지원반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돼다 보니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고충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시에서는 자치구의 의견을 수렴해 인력을 지원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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