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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정상회담' 공감 속 막판 샅바싸움... 외교부 "日, 일방적 유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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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정상회담' 공감 속 막판 샅바싸움... 외교부 "日, 일방적 유출" 경고

입력
2021.07.1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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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계기로 한 한일정상회담을 두고 양국이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양국은 문 대통령의 방일을 전제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개최에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정상회담을 한일관계 정상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한국과 '의례적 회담'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으려는 일본의 입장 차이가 변수로 떠올랐다. 외교부는 회담의 정치적 의미를 축소하려는 일본 측 언론 보도에 "이런 상황 속에서는 협의는 어렵다"며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11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쿄올림픽 개막식(23일) 전후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양국 간 논의는 급진전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일본과의 물밑 조율이 거의 끝났다"며 "이번주 초 일본이 (문 대통령의 개막식 참석을) 공식 요청해올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청와대는 그간 정상회담이 전제되지 않은 문 대통령의 방일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온 반면, 일본은 문 대통령 초청 여부는 밝히지 않은 채 '정식 회담'까지는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주말을 전후로 방일의 전제인 '회담 개최'는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는 한일 갈등을 유화 국면으로 전환시킬 외교 이벤트로 기대하고 있다. 위안부·강제동원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해법 도출까지는 어렵지만 정상 간 관계 개선 의지 표명이 있다면 '성과'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측도 정상회담을 거부할 경우 "한일관계 개선을 외면하는 당사자는 일본"이라는 국내외 비판을 의식하고 있는 만큼 회담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고 있다.

日 언론 플레이에 "협의 지속 어려울 수도" 경고

양측이 막판까지 샅바싸움을 벌이는 배경에는 일본 측의 '언론 플레이'가 있다. 우리 외교 당국과의 물밑 협상에선 회담 개최에 합의해 놓고, 자국 언론에는 회담의 정치적 의미를 깎아내리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탓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한국이 (과거사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전망이 없다면 일본 정부는 정상회담을 짧게 할 생각"이라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지지통신은 "스가 총리가 개막식에 참석하는 외국 정상들과 1인당 15~20분 정도의 회담을 소화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현안 논의를 위한 게 아니라 의례적 회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 정부가 한일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주도하고 있다는 인식을 언론을 통해 흘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올림픽 개최 강행으로 정치적 궁지에 몰린 스가 총리가 한국에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우익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씨름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샅바싸움은 없다"며 회담 개최를 위한 막판 신경전을 벌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도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적절한 격식이 갖춰진다는 전제 하에 한일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검토한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협의 내용이 일본의 입장과 시각에서 일방적으로 언론에 유출되고 있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이 무산될 경우 책임 소재는 일본에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조영빈 기자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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