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진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이 9일 박성민 청년비서관 임명을 둘러싼 '불공정 논란'을 진화해온 이철희 정무수석을 비판했다. 이유를 불문하고 청와대 전직 비서관이 현직 수석을 공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 많다. 다만 최근 청와대 홍보를 위해 특정 참모들의 방송 출연이 빈번한 데 따른 부작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광진 "靑 비서관 입이 없다는데..." 이철희 저격
김 전 비서관은 9일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박 비서관 임명 논란을 반박해온 이 수석을 비판했다. 김 전 비서관은 박 비서관의 전임자로, 지난달 21일 청와대를 떠난 후 첫 방송 출연이었다.
김 전 비서관은 "박 비서관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한 이 수석의 발언에 "청년비서관이라는 직위를 '대통령 비서'로 인식되게끔 하지 않고 정무수석이 책임지는 자리처럼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가 박 비서관 임명을 '낙하산 발탁'이라고 비판하자,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이 수석이 "'너희들은 시험으로 뽑았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 것에 대해선 "본인(이 수석)이 20년 전 보좌진 할 때와 다르다"고 했다. 경쟁을 통해 보좌관으로 임용되는 현실과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수석의 방송 출연 빈도가 과하다고도 비판했다. "흔히 '청와대 비서들은 입이 없다'는 얘기를 한다"며 "방송에 너무 많이 나오다 보니 말이 과해지는 게 아니냐"라고 한 것이다.
효과적인 스피커인가? 잦은 방송출연 부작용인가?
김 전 비서관의 지적에도 일리는 있지만 청와대를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전직 비서관이 현직 수석을 직격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최근 청년비서관 교체를 둘러싼 사감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전 비서관의 발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는 행보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오히려 청와대 측은 이 수석이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방송을 잘 이해하는 평론가 출신인 이 수석이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알리거나 오해를 바로잡는 데 '효과적인 스피커'라는 것이다. 김 전 비서관이 문제 삼은 '책임지겠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청년비서관이 정무수석실 산하에 있기 때문에 상급자로서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이 수석을 비롯해 박수현 국민소통수석, 탁현민 의전비서관 등이 청와대를 대변하기 위해 방송에 자주 출연하는 것이 논란을 자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수석은 지난달 6차례, 이달에도 9일까지 3차례 방송 인터뷰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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