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공백 우려에 "아프간 군대 능력 신뢰" 자신
탈레반, 미국 철군 시작 후 아프간 4분의1 장악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를 예정됐던 9월 11일보다 앞당겨 8월 31일 완료하기로 했다. 이미 미군과 군사 장비 90% 이상이 철수한 상태로, 최대 군사 거점인 바그람 공군기지에서도 철수하며 사실상 철군 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미군은 아프간에서 목표를 달성했다”며 조기 철군 계획을 밝혔다. 아프간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하고 알카에다를 무력화시킨다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이뤘다는 설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른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타당한 기대 없이 또 다른 세대의 미국인을 아프간 전쟁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군 이후 아프간 안보 공백 우려에 대해선 “탈레반은 군사적으로 여전히 강하지만 아프간군은 훨씬 더 큰 군대와 공군이 있기 때문에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장악할 가능성은 낮다”고 자신했다. 또 아프간 재건 문제를 두고는 “미래와 국가를 어떻게 운영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아프간 국민의 권리이자 책임”이라며 “아프간 지도자들은 함께 모여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다만, 아프간에 인도적 지원은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아프간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어가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무의미한 폭력을 종식할 평화 협정”을 추진하겠다며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에 외교적 해법을 촉구했다. 아울러 통역 등 아프간 내 미군 협력자 2,500명에게 특별 이민 비자를 발급했으며 특별 항공편 운영도 이달 개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20년 전 정책에 묶여 있을 여유가 없다. 미국은 중국 및 다른 국가들과 새로운 전략적 경쟁에 대응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외교 정책의 무게중심을 중동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 ‘새로운 위협’으로 옮기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미군이 완전히 철수하면 친미 성향 아프간 정부가 무너지고 탈레반이 다시 정권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내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실제로 갑작스러운 미군 철수 이후 많은 포로들이 탈출하기 시작했다. 바그람 공군기지에만 약 7,000명 규모 포로 수용시설이 있으며 포로 대부분은 탈레반 병사다. 다른 미군 기지까지 포함하면 수용 중인 탈레반 병사는 수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청된다. 탈레반은 미국이 철수 계획을 밝힌 5월 1일 이후 2개월 만에 아프간 국토 4분의 1 이상을 점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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