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및 측근 관련 수사 배당 마쳐
대선 정국 '뇌관' 될 사건들로 주목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권을 위한 공식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서울중앙지검이 윤 전 총장 관련 수사팀의 진용을 새롭게 꾸렸다. 최근 단행된 직제개편과 중간간부급 인사에 따른 조치라는 게 서울중앙지검 측 입장이지만, 수사 대상이 모두 대선 정국의 ‘뇌관’이 될 휘발성 짙은 사건이라는 점에서 정치권과 법조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주 윤 전 총장 가족 및 측근 관련 사건들에 대한 수사팀 배당을 모두 마쳤다.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 등이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명목 금품수수 의혹'은 기존 반부패수사2부가 개편된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 조주연)에서 맡게 되며, 윤 전 총장과 친분이 있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의혹은 종전과 같은 형사13부(부장 임대혁)가 수사를 진행한다. 최근 대검이 재기수사를 명령한 윤 전 총장 장모 최모씨의 모해위증 의혹은 원처분 부서인 형사3부가 아닌 형사4부(부장 한기식)로 배당이 됐다. 외견상 큰 변화는 없어 보이지만, 해당 부장검사가 모두 교체되면서 사실상 새로운 수사팀이 수사를 끌고 나가게 된 셈이다.
가장 큰 관심은 반부패강력수사2부가 진행할 김건희씨 관련 수사로 쏠린다. 기존 수사팀(반부패수사2부)이 이미 상당한 분량의 자료를 확보하고 수사 역시 어느 정도 진행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경우 앞서 넘겨받은 한국거래소의 심리분석 회신 결과를 토대로,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주가조작 혐의 성립 가능성을 따져보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가까이 지난 사건인데다, 핵심 관계자들의 유의미한 진술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용두사미 결론’을 점치는 이들도 있지만, 수사팀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수사에 고삐를 당길 기세다.
윤우진 전 서장 사건 수사의 향방도 관심거리다. 지난해 말 연이은 압수수색으로 첫 걸음을 뗐고,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윤 전 서장의 추가 뇌물 혐의 등에 대한 수사도 적극적으로 진행되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같은 내용으로 경찰 수사가 이뤄진 2013년 당시 수사 무마 시도 등 윤 전 총장 개입 여부에 대해선 뚜렷한 물증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건 새로운 수사팀에게 부담이다.
의외로 가장 최근에 배당된 최씨의 모해위증 의혹에 대한 재수사가 제일 먼저 매듭지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검이 수사 과정에서 있었던 일부 사소한 실수에 대한 보강을 지시한 것일 경우 빠른 시간 내에 기존 불기소 의견대로 사건이 마무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법조계에선 ‘윤석열 수사의 최선봉’에 서게 된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의 결단에 집중한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과 대검의 수사 지휘를 배제하는 조치를 취한 이후, 윤 전 총장 관련 사건은 온전히 이정수 지검장의 몫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일각에서는 ‘사건을 쥐고만 있으면서 윤 전 총장을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라도 신속한 수사 결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선 정국이 더 달아오르기 전에 수사를 마무리 짓지 못한다면 결국은 대선 이후까지 사건을 쥐고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 지검장으로서도 어느 때보다 정확한 판단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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