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랑데부 아베크 행사에 참석했다. 칸=뉴스1
칸 국제영화제를 찾은 봉준호 감독이 '살인의 추억'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혀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7일(현지시간) 제74회 칸 국제영화제의 랑데부 아베크(Rendez-vous Avec)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칸 영화제는 가장 기쁘고 즐거운 곳인 동시에 공포스러운 곳이다. 도마 위 생선이 된 기분이 드는 곳이기도 하다"라고 말해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날 봉 감독은 영화 '살인의 추억'에 대해 이야기하며 "실제 사건은 1980년대 말 한국 군사독재가 끝나지 않았을 시점에 벌어졌다. 연쇄살인사건인데 이걸 영구미제사건이라고 했다"며 "범인을 모르는 상태로 사건이 종결됐고 2002년 저 역시 범인을 모르는 상태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1986년 첫 사건이 벌어졌고, 2003년에 영화가 개봉해 17년 정도의 텀이 있었다, 2002년에 찍고 2003년에 개봉하고 2019년에 범인이 잡혔는데 또 16년 정도의 텀이 있었다. 기묘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시나리오를 쓸 당시 진범의 실제 얼굴을 보고 싶었다"라며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지른 사람은 도대체 어떤 어떤 눈빛을 가진 사람일까 생각했다. 영화에도 범인의 얼굴에 관한 얘기가 계속 나온다. 그 얼굴을 2019년, '기생충'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해, 그 해에 보게 됐다"라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그러면서 범인이 한국 감옥에 있다고 설명하며 "만나보고 싶은 생각도 잠깐 했는데, 만나보고 싶진 않더라. 진범이 '감옥에서 영화를 세 번 봤다'는 등의 이야기가 돌았다. 최근에 경찰에서 말한 걸 보면 '영화를 봤는데 별 관심 없고 재미없었다'고 했다더라"라고 말했다.
봉 감독은 "2002년도에 영화를 찍을 때 '개봉하면 그 사람이 극장에 와서 볼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했었는데, 좀 무섭기도 하고 찜찜했다"며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형사 박두만(송강호)이 카메라를 응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진범이 혹시 극장에서 본다면 한 맺힌 형사와 범인이 눈이 마주치게끔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봉준호 감독이 참석한 랑데부 아베크 행사에는 조디 포스터, 맷 데이먼, 이자벨 위페르, 스티브 매퀸, 마르코 벨로치오 등이 참석했다. 제74회 칸 영화제는 지난 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7일까지 12일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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