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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랑종' 반종 감독 "나홍진은 천재, 압박감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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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랑종' 반종 감독 "나홍진은 천재, 압박감 컸다"

입력
2021.07.09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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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랑종'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쇼박스 제공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랑종'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쇼박스 제공

'랑종' 메가폰을 잡은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함께 작업한 나홍진 감독에 대해 존경심을 드러냈다.

일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지난 8일 본지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며 '랑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20대에 장편 데뷔작 '셔터'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2014년 태국 최초의 천만 관객 동원작이자, 현재까지 태국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 '피막'을 연출하며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를 인정받은 바 있다.

이후 '곡성' 나홍진 감독과 '셔텨'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만난 '랑종'으로 국내외 영화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랑종'은 태국 산골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그린 영화다.


개봉을 앞둔 소감에 대해 반종 감독은 "100% 태국어로 제작된 태국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하니 흥분된다. 태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개봉이 미정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랑종'은 차세대 공포 영화물"

'셔터'와 '샴' 이후 오랜만에 호러 영화로 돌아온 그는 "'샴' 이후 호러 영화에 회의감을 느끼고 오랫동안 하지 않았다. 멀리하는 동안, 제가 흥미롭게 '곡성'을 보게 됐다. '곡성'은 귀신이 아닌 분위기에 중점을 둬 공포심을 자아낸다. 그동안 호러 영화와 차별화된 차세대 공포 영화물이라 느꼈다. 그래서 나홍진 감독이 협업을 제안했을 때 당연히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랑종'을 기획했던 나홍진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반종 감독의 촬영 현장을 방문할 수 없었다. 이에 나홍진과 반종 감독은 비대면 소통으로 '랑종'에 대한 그림을 함께 그려야 했다.

이를 두고 반종 감독은 "촬영 기간 동안 나홍진과 만날 수 없었다. 프로덕션 전 나홍진과 만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시국이 터졌다. 이후에는 온라인으로 이야기를 했다. 제가 이메일을 보내면 나홍진이 코멘트를 달았다. 나홍진은 제게 자율적으로 많은 권한을 줬다"면서 "이번 프로젝트를 하기 직전 한국에 방문하며 나홍진을 만났다. 말이 잘 통하고 공정하다고 느꼈다. 이번에 함께 작업하며 느낀 것은 감독으로서 차원이 높다. 제가 배울 점이 굉장히 많았다.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밀어 주셨다. 영화 모든 장면이 높은 파워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고 밝혔다.

"나홍진, 카메라 감독이 영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

반종 감독은 영화의 주요 소재인 샤머니즘 속 신과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면서 "귀신을 본 적도 없고 무서워하지 않는다. 이상하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공포영화를 즐긴다. 원래 무당을 믿지 않는 사람이었다. 자료 조사를 하면서 30명의 무당을 만났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현상도 접하게 됐다. 이산 지역에 사는 무당들이 무보수로 일하는 것을 보고 속임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질병을 치료하는 무당은 1,000원으로 일을 한다. 무당이 진짜라고 할 순 없지만 지방에서 정신과 의사의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느낀 바를 드러냈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랑종'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쇼박스 제공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랑종'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쇼박스 제공

극 중 귀신이 씌인 인물들은 흡사 좀비 같은 모습으로 변하며 극강의 공포심을 자극한다. "이상 증세에 대해서는 무당들을 만나 콘셉트를 잡았다. 짐승 같은 몸짓에 대해서는 나홍진과 '부산행' 안무가와 함께 콘셉트를 완성시켰다"면서 "이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대본은 가이드라인만 가지고 작업했다. 이런 식의 작업이 저도 처음이었다. 배우부터 카메라 감독까지 즉흥적으로 움직였다. 나홍진이 '카메라 감독이 영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해 이러한 모토로 움직였다. 리허설 없이 바로 촬영을 하면서 리얼리티를 더욱 살렸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랑종' 작업 중 가장 까다로웠던 연출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제 정신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 그 동안 작업들 중 '랑종'을 작업하면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았다. 천재 감독인 나홍진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 때문에 압박감과 중압감을 느꼈다. 제 작업을 보내고 의견을 받다 보니 완벽에 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리얼리티를 최우선으로 삼은 나홍진과 반종 감독에게 캐스팅은 주요한 과제 중 하나였다. 가문의 대를 이어 무당이 된 님 역의 싸와니 우툼마는 연극 무대에서 오래 활동해온 베테랑 배우로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의 사투리를 구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실제와 연기를 넘나드는 생생한 열연으로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처음부터 나홍진과 캐스팅에 대해 유명 배우여선 안된다고 의견을 모았다. 영화 자체가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리얼리티가 살지 않을 것 같아 유명 배우를 배제했다. 연기하기 어려운 캐릭터들이기에 경험이 많은 실력자여야 했다.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서 접하지 않은, 연극 배우들을 섭외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오디션을 진행했다. 그 중 밍을 맡은 배우는 나이에 맞지 않은 실력자였다. 처음에는 젊은 여성의 역할에서 후반부 터프한 역할까지 해야 했다. 다른 배우와 비교할 수 없는 아우라였다. 대체할 수 없었다."

밍을 연기한 배우 나릴야 군몽콘켓은 이상 증세를 겪으며 변화해가는 인물을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촬영 중간 약 한 달간의 휴식기를 갖고 체중을 감량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반종 감독은 "촬영 과정에서 배우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나 인력이 당연히 있었다. 나릴야와 연기에 대해 합의가 다 있었다. 체중을 감량하는 과정에서 전문 영양사가 붙어 케어를 했다. 굉장히 어려운 연기였기 때문에 정신의가 상담을 진행했다. '랑종' 팀은 서로 상하관계가 아니라 친구 같은 분위기"라 말했다.

'랑종'이 극강의 공포를 선사한다. 영화 '랑종' 스틸컷

'랑종'이 극강의 공포를 선사한다. 영화 '랑종' 스틸컷

"인간의 '악' 표현, 불필요한 장면은 없었다"

'랑종'은 국내에서는 최종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에 작품 수위에 대한 고민은 없었을까. 이에 반종 감독은 "당연히 모든 영화 제작자들은 수위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한다. 나홍진과 저 역시 장면에 대한 수위에 대한 논의를 했다. 어떤 영화라도 청소년관람불가를 받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랑종'에서는 모두 필요한 장면이었기 때문에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려견 및 유아 살해와 같은 설정에 대해 거부감을 가질 일부 관객이 있을 거라는 예상도 고개를 든다. 이에 반종 감독은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에 꼭 필요한 장면이었다. 아기와 강아지를 해치는 장면은 인간의 '악'을 강조하고자 넣었다. '랑종'은 그 전의 공포 영화와 다르다. 강아지에 대한 내용은 나홍진 원안에도 있었다. 꼭 필요한 장면이었다. 촬영하면서 조심했다. 럭키를 냄비에 넣었을 때 잔인해 보이지만 실제로 훈련하는 훈련사가 넣었고 럭키는 냄비 안에서 눈을 초롱초롱하게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절대로 럭키가 스트레스 받거나 학대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나홍진의 목표가 '무서운 영화'였다면 반종 감독의 종착지는 '좋은 영화'다. 나홍진의 시나리오를 감명 깊게 읽은 반종 감독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이에 "반응이 좋다는 얘기를 들어서 기분이 좋다"면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는 기대감으로 작업하진 않았다. 나홍진과 최선을 다해서 영화를 찍었다. 앞으로 관객들이 어떤 평가를 할까. 사실 아쉽지 않은 영화는 없다. 항상 저 장면이 아쉽고 다시 돌아가 다르게 촬영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번 영화의 만족도는 80% 이상이다. 나홍진과 작업하면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이 정도로 만족한다"고 밝혔다.

나홍진이 제작으로 참여, 반종 감독이 연출을 맡은 '랑종'은 오는 14일 국내 개봉을 시작으로 전세계에 공개된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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