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지도자들, 이념 정치 차이 없이 애도 표시
"영부인, 미국 마이애미 도착해 치료 중"
아이티 경찰이 7일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그려진 벽화 앞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과 콜롬비아, 쿠바와 베네수엘라 등 이념 성향과 정치적 입장이 엇갈려 신경전을 벌이던 아메리카 국가 지도자들이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피살 소식에 일제히 애도를 표하며 한목소리를 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의 끔찍한 암살과 마르틴 모이즈 영부인에 대한 공격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 악한 행위(암살)를 규탄하고 아이티의 안전을 위해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지 마이애미헤럴드 등에 따르면, 모이즈 대통령 암살 당시 공격을 받고 중태에 빠진 마르틴 모이즈 영부인은 공중 앰뷸런스를 통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이동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미국 정부와 의회가 이에 공조했다.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또한 이날 정부 공식 성명 형태로 "베네수엘라 국민과 정부를 대신해 아이티 국민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와 유감, 연대를 전한다"고 밝혔다. 아이티와 베네수엘라 정권은 마두로의 전임 대통령인 우고 차베스 시절 '석유외교' 때는 우호적 관계였으나, 마두로 집권 이후로는 경색돼 모이즈 대통령 또한 야권 인사인 후안 과이도를 지지한 바 있다.
아이티와 이웃한 쿠바의 미겔 디아스카넬 베르무데스 대통령 겸 공산당 총서기 또한 트위터를 통해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의 친지와 형제 나라 아이티인들에게 애도를 전한다"며 "그를 죽인 폭력적 행태를 규탄하고 평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콜롬비아의 우파 성향 이반 두케 대통령은 "모이즈 대통령 암살은 아이티인들에 대한 야만적인 공격"이라며 아메리카 국가들의 모임인 미주기구(OAS)에 아이티 정치를 보호하기 위한 긴급한 지원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볼리비아의 루이스 아르케 대통령도 "아이티 국민들에 대한 조의를 표한다"며 "폭력 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도미니카공화국의 루이스 아비나데르 대통령, 최근 페루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페드로 카스티요 또한 모이스 대통령의 사망을 애도하는 메시지를 냈다.
앞서 유엔의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스테판 두자릭 수석대변인을 통해 "암살 범죄를 저지른 이들은 반드시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며 "모든 아이티인들이 헌법 질서를 유지하고 끔찍한 행동에 대항해 단결하며 모든 폭력을 거부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브넬 모이스 대통령은 현지시간 기준 7일 새벽 사저에서 암살당했다. 아이티 측은 암살은 '잘 훈련된 외국 용병'에 의해 진행됐다고 밝히고 있다.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임시 총리는 모이스 대통령 암살이 "고도로 훈련되고 중무장한 이들에 의한 매우 조직적인 공격"이었다며 암살범을 잡기 위한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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