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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피살 아이티에 계엄령 선포... 국제사회 "비열한 행위에 충격"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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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피살 아이티에 계엄령 선포... 국제사회 "비열한 행위에 충격" 한목소리

입력
2021.07.08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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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범 정체 확인되지 않아... "전문 훈련 받은 용병"

조브네 모이즈 대통령이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7일, 아이티 법의학 요원들이 사건이 발생한 포르토프랭스 대통령 사저에서 탄피를 수거해 이동하고 있다. 포르토프랭스=AP 연합뉴스

조브네 모이즈 대통령이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7일, 아이티 법의학 요원들이 사건이 발생한 포르토프랭스 대통령 사저에서 탄피를 수거해 이동하고 있다. 포르토프랭스=AP 연합뉴스


무장 괴한의 습격으로 조브네 모이즈 대통령이 총에 맞아 숨진 카리브해 아이티에 계엄령이 선포됐다. 국제사회는 대통령 암살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일제히 규탄 메시지를 발표했다. 아이티 당국은 정부가 상황을 잘 통제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평정을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정치 혼란과 치안 악화로 혼란에 빠졌던 아이티가 또다른 격랑에 휘말릴 전망이다.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임시 총리는 모이즈 대통령이 숨진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사망한 대통령을 대신해 자신이 국정을 수행한다며 “헌법 149조를 적용해 임시 각료회의를 주재했으며 전국에 계엄령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아이티 관보를 인용해 2주간의 비상사태가 선포됐으며 수도 포르토프랭스 국제공항의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아이티 대통령 피살 소식에 국제사회는 즉각 애도 및 규탄의 뜻을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모이즈 대통령 암살을 규탄하며 “혐오스러운 행위 앞에 모든 아이티 국민이 단결하고 폭력을 배척해달라”고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모이즈 대통령에 대한 끔찍한 암살과 영부인에 대한 공격 소식에 슬픔과 충격에 빠져 있다”며 “이 극악무도한 행위를 규탄하며, 영부인의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은 “아이티 국민 전체에 대한 잔혹하고 비열한 행위”라고 비난했고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ㆍ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이번 범죄로 (아이티가) 불안정과 폭력의 소용돌이에 빠질 위험이 있다. 암살 가해자들을 반드시 찾아내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이즈 대통령 암살범의 정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보시트 에드몽 주미 아이티 대사는 “암살범들이 미국 마약 단속국(DEA) 요원으로 위장하고 대통령 사저로 침입했다”며 “그들의 행동을 봤을때 우리쪽 요원의 움직임과는 달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가 확보한 영상을 봤을 때 암살범들은 전문적으로 훈련된 용병들인 것 같다”며 “그들은 서로 스페인어를 사용했고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떠났을 것으로 추측하지만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미국 측은 DEA 관련성에 대해 즉각 부인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완전한 거짓”이라고 말했다. 에드몽 대사 역시 “그들이 DEA 요원일 리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7년 2월 취임한 모이즈 대통령은 바나나 수출업 등에 종사한 사업가 출신으로 ‘바나나맨’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임기 등을 두고 야권과 끊임없이 갈등했으며, 야권의 반발 속에서도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헌을 추진해왔다. 모이즈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를 둘러싸고 야당과의 갈등이 격화한 지난 2월 7일에는 자신을 죽이고 정권을 전복하려는 음모가 있었다며, 대법관 등 야권 인사들을 무더기로 체포하기도 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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