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이야기' 경찰청 수사 대상에
누리꾼들 "엄벌해 달라" 수백건 신고
경찰이 길고양이를 학대하거나 죽인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시민들이 해당 커뮤니티를 발견해 신고한 것이 계기다. 해당 커뮤니티 회원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경찰청은 7일 국내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에 개설된 '길고양이 이야기' 커뮤니티에 이달 초부터 길고양이를 학대하고 죽인 사실을 인증하는 게시물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커뮤니티의 고양이 학대 게시물은 현재까지 파악된 것만 수십여 건에 달한다.
경찰은 국민신문고를 통한 시민 신고로 커뮤니티 존재를 인지한 걸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수백 명이 해당 커뮤니티를 신고했고, 현재 수사 담당을 배당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길고양이 이야기 커뮤니티 회원들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와 2,000여 명의 동의를 받은 상태다.
해당 커뮤니티에선 길고양이 학대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일부 회원은 고양이 사체를 밀폐용기에 담은 사진이나 자신이 죽인 고양이를 전시하듯 진열한 사진을 업로드했다. 이들은 고양이를 '바퀴벌레만큼 징그럽다'는 뜻에서 '털바퀴'로 칭하는 등 고양이에 대한 혐오 감정을 노골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커뮤니티 회원들은 서로 고양이 학대를 부추기기도 했다. 한 회원은 "학대를 한 번 해보니 좋다"며 추가 범행 의지를 밝혔고, 다른 회원들은 "(학대물을 즐길) 노다지를 발견했다. 학대 게시물을 더 올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동물 학대는 동물보호법 위반 행위로 형사처벌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동물 학대가 경각심 없이 자행되는 현상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겸임교수는 최근 동물보호단체 '카라'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동물 학대 범죄자들은 단순한 학대를 넘어 그 결과물로 많은 사람을 놀라고 충격받게 하면서 자존감을 찾으려는 심리가 있다"며 "동물 학대는 강력범죄 대응처럼 사건 발생 시 신속히 초동대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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