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 화상 정상회담을 갖고 ‘반도체 공급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한국은 반도체 제조 강국이고, 네덜란드의 'ASML'은 세계적 반도체 장비 업체다. 양국이 손잡아 세계 반도체 패권 전쟁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유럽에서 한국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나라가 네덜란드이고, 한국이 유럽에서 세 번째로 많이 투자하는 나라 또한 네덜란드"라며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교역 규모가 20% 이상 증가할 만큼 서로 중요한 나라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양국 국민들의 우정과 신뢰를 한 차원 더 높은 관계로 발전시키자”고 제안했다.
루터 총리는 “양국 관계가 더 풍부해지고 역동적으로 발전해 왔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며 “양국 관계의 포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 관계를 점점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경제, 문화, 교육, 과학 분야까지,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도 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양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열렸다.
두 정상은 공동언론발표문에서 “양국은 반도체 분야의 핵심 파트너임을 평가하며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패권주의에 공동 대응하자는 공감대를 이룬 것이다. 두 정상은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양국 강점을 활용하자”는 데도 합의했다.
네덜란드는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미국, 일본에 이은 세계 3위 국가다.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ASML이 네덜란드 기업이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네덜란드 벨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를 찾아 장비 공급계획을 논의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ASML은 지난 5월 2,400억 원을 투자해 경기 화성에 첨단 EUV 장비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며 "정상회담으로 양국 반도체 협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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