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고성능 모델’에 대한 호기심은 쉽게 지울 수 없을 것이다.
단순히 ‘소비자’ 외에도 브랜드 역시 치열한 시장에서의 자신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대담한 성능과 화려한 모습으로 이목을 끄는 ‘하이엔드 퍼포먼스 모델’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재규어 F-페이스 SVR은 꽤나 의미 있는 차량이다. ‘브리티시 스포츠카’ 브랜드를 자처하는 재규어의 스포츠카 라인업을 탄탄히 채울 뿐 아니라 매력적인 SUV로도 어필될 수 있는 차량이기 때문이다.
과연 재규어의 하이엔드 SUV, F-페이스 SVR은 어떤 매력을 품고 있을까?
퍼포먼스에 대한 의지. SVR
재규어 F-페이스 SVR은 그 이름에서 볼 수 있듯 프리미엄 SUV, F-페이스를 기반으로 강력한 퍼포먼스를 구현한 차량이다. 그 동안 디젤 모델이 주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재규어 포트폴리오에서 무척이나 반가운 ‘고성능 가솔린 모델’이다.
덧붙여 SVR은 단순한 고성능 모델인 아닌 재규어 및 랜드로버의 헤리티지 및 모터스포츠 DNA를효과적으로 표현하는 ‘특별 차량 제작 부서’ 즉 SVO(Special Vehicle Operations)의 의지가 담긴 차량으로 특별한 디테일이 곳곳에 반영된 차량이다.
대담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F-페이스 SVR
재규어 F-페이스 SVR은 이러한 감성을 더욱 효과적이고, 노골적으로 드러내 ‘차량의 가치’를 더욱 효과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여러 디테일이 더해졌다.
물론 모든 부분이 새롭게 개발된 건 아니다. 차량 자체는 F-페이스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전장은 4,737mm이며 전폭과 전고 역시 1,959mm와 1,670mm으로 순정의 F-페이스와 큰 차이가 없고 휠베이스는 2,874mm로 완전히 동일한 모습이다. 대신 고성능 엔진, 그리고 AWD 시스템 등이 더해져 2,110kg에 이른다.
SVR만의 감성을 강조하기 위해 전면에는 더욱 큼직한 에어 인테이크를 적용하고 새로운 디테일을 더한 바디킷을 적용하고 프론트 그릴에도 SVR의 엠블럼을 더했다. 이러한 요소는 화려한 색상의 차체와 함께 어우러져 통해 고성능 SUV의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덧붙여 보닛 위 에어밴트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측면은 F-페이스 고유의 실루엣이 그대로 이어지지만 고성능 모델에 적합한 사이드 스커트, 붉은색 브레이크 캘리퍼 및 21인치 알로이 휠을 더해 시각적인 매력을 한층 높인다. 이어지는 후면 디자인 역시 SVR 엠블럼, 그리고 거대한 리어 스포일러 등이 더해져 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붉게 피어난 퍼포먼스 SUV
도어를 열고 실내 공간을 살펴보면 F-페이스 고유의 균형 잡힌 구성과 함께 SVR만의 특별한 퍼포먼스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화려한 붉은색’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실제 스티어링 휠이나 계기판, 센터페시아 등의 구성은 기존의 F-페이스와 큰 차이가 없지만 붉은색 스티치, 붉은색 가죽이 검은색 소재, 메탈 피니시 소재들과 함께 어우러지며 특별한 F-페이스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참고로 대시보드의 기본적인 구성이나 버튼, 다이얼 및 각종 요소들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정교하고, 깔끔하게 다듬어져 ‘사용감’의 매력을 한층 높인다.
와이드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기반으로 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SVR 만을 위한 ‘특별한 요소’가 눈에 띄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다양한 기능이 마련되어 있고 한글화 역시 잘되어 있는 만큼 상당히 우수한 사용성을 제공해 ‘사용자의 만족감’을 자아낸다.
이와 함께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이 더해져 있는 만큼 다양한 장르의 음원을 효과적으로 제시하는 만큼 일상은 물론, 스포티한 드라이빙 상황에서 더욱 우수한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실내 공간의 여유 역시 F-페이스의 ‘준수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시트의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특히 1열 시트의 경우 일체형 헤드레스트가 더해진 스포츠 시트로 탑승자를 보다 견고하게 지지할 준비를 마쳤고, 디테일에 있어서도 역성을 느끼게 한다.
이어지는 2열 시트 역시 붉은색이 한껏 더해져 고성능 모델, 특별한 존재의 가치를 더욱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시트의 질감이나 형태, 그리고 디테일한 부분의 매력이 무척 뛰어나다. 이외에도 폴딩 기능이나 에어 밴트, 충전 포트 등은 ‘평균적인 수준’을 유지한다.
적재 공간 역시 준수하다. 트렁크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공간의 넓이가 돋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제법 깔끔히 다듬어진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공간의 활용성이 더욱 높을 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2열 시트를 분할 폴딩할 수 있어 더욱 넓은 공간 및 우수한 공간 활용성을 누릴 수 있다.
550마력을 과시하는 SVR
재규어 F-페이스 SVR의 핵심은 바로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V8 엔진의 탑재에 있다.
실제 푸른색 보닛을 들어 올리면 최고 출력 550마력과 69.4kg.m의 토크를 제시하는 V8 5.0L 슈파차저 가솔린 엔진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여러 하이엔드 모델에 적용된 바로 그 엔진이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 AWD 시스템이 조합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재규어 F-페이스 SVR는 정지 상태에서 단 4.3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최고 속도는 286km/h에 이른다. 다만 고성능 모델인 만큼, 복합 연비는 7.7km/L(도심 6.8km/L 고속 9.2km/L)의 효율성을 제시한다.
드라이빙으로 미소 짓게 만드는 재규어
550마력의 SUV, 재규어 F-페이스 SVR와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SUV 고유의 레이아웃, 시야가 그대로 이어지지만 스포티한 감성으로 무장한 스포츠 시트는 드라비잉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인다.
이어서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순간적으로 ‘강렬한 사운드’가 느껴지지만 이내 정숙성을 되찾는다. 물론 아이들링 상황에서의 사운드를 완전히 억제하는 건 아니라 마치 ‘그릉그릉’ 거리는 고양잇과 맹수의 느낌이 한껏 전해진다.
강력한 성능을 갖고 있는 차량이지만 차량의 움직임은 제법 균형 잡힌 모습이다. 실제 드라이빙 모드를 노멀로 두고 주행을 한다면 고성능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출력 전개를 제시한다.
물론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을 때에는 순간적으로 높아진 RPM으로 강렬한 사운드가 실내 공간에 전해지고 한층 두터운 펀치력이 전해지지만 ‘부드러운 조작’이 뒷받침된다면 일상적인 상황에서 다루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하지만 우리가 F-페이스 SVR에게 기대하는 것이 이런 상냥함은 아닐 것이다. 드라이빙 모드를 다이내믹으로 바꾸고 곧바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F-페이스 SVR’은 마치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V8의 심장을 마음껏 회전시킨다.
폭발적인 토크, 강렬한 사운드는 곧바로 운전자와 탑승자를 움켜쥔다. SUV의 형태, 그리고 2.1톤의 공차중량 등 여러 이유로 ‘극악의 가속 성능’을 느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충분히 성능에 매료되는 장면이 연이어 펼쳐진다.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추구한다면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조금 더 매력적이지만 재규어 브랜드의 성격, 그리고 F-페이스 SVR의 성향을 고려한다면 일상의 주행과 스포츠 드라이빙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8단 자동 변속기의 선택은 만족스럽다.
실제 드라이빙 모드를 노멀로 설정할 때와 다이내믹 모드에서의 차이, 그리고 일반 드라이브 상황과 스포츠 변속 상황에서의 질감이나 변속 타이밍 등을 능숙하게 조율해 ‘운전자의 즐거움’을 한껏 살린다. 이외에도 패들 시프트 역시 깔끔하다.
F-페이스 SVR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주행의 밸런스’에 있다. 극한의 스포츠 드라이빙을 추구한 ‘일방적인 스포츠 성향의 차량’이 아닌 일상과 스포츠 드라이빙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능숙함’이 차량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실제 F-페이스 일반 사양에 비해 더욱 견고하게 다듬어진 서스펜션으로 인해 절대적인 노면 대응 능력이 다소 단단한 편이지만 그래도 ‘재규어의 주행 질감’, 즉 부드럽지만 단단한 매력을 능숙하게 구현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조향에 대한 반응이나 조향에 따른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도 과도한 수준의 반응보다는 어느 정도 여유를 두면서도 민첩한 움직임을 구현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량’을 더욱 효과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물론 드라이빙 모드를 다이내믹로 바꾸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강력한 제동력의 브레이크 시스템은 너무나 능숙하게 V8 엔진을 억제할 뿐 아니라 서스펜션은 더욱 탄탄한 조율을 통해 운전자에게 보다 일체된 주행 질감을 제공, ‘주행 템포’를 더욱 빠르게 끌어 올려 운전자의 기대를 충족시킨다.
덕분에 이러한 주행을 이어가다 보면 ‘트랙을 달리고 싶다’는 욕심이 마음 한 켠에서 커진다.
좋은점: 대담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실내외 구성, 균형감을 잃지 않은 강렬한 퍼포먼스
아쉬운점: 재규어 브랜드에 대한 시장의 반응, 그리고 SVR의 인지도
매력적인 퍼포먼스 SUV, 재규어 F-페이스 SVR
비록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재규어 브랜드가 ‘소비자 신뢰도’가 높지 않지만 F-페이스 SVR은 단 번에 소비자를 매료시킬 수 있는 뛰어난 매력의 소유자다.
뛰어난 운동 성능은 물론 프리미엄 브랜드의 섬세한 연출과 디테일, 그리고 일상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차량을 찾고 있다면 재규어 F-페이스 SVR은 훌륭한 ‘구매 후보’가 될 수 있는 차량일 것이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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