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수출기업 대표들과 '물류 애로 간담회' 개최
현장선 운임 상승보다 선박 확보에 더 골머리
해외 선사 입항료 할인 등 선박 확보 방안 아이디어도

7일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국제 물류애로 해소를 위한 수출기업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물건을 항구까지 다 보내놨는데, 갑자기 배가 없다며 취소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수출을 시작한 지 27년이 됐는데, 이런 물류난은 처음이에요."
중소벤처기업부가 7일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개최한 '국제 물류애로 해소를 위한 수출기업 간담회'에선 1년 가까이 물류난을 겪고 있는 수출 중소기업들의 하소연이 쏟아졌다. 이날 간담회엔 강성천 중기부 차관 등 정부 및 관련 기관 관계자들과 수출 중소기업 8개사 대표 등이 참석했다.
미국, 유럽, 중동 등에 건설기계 부품을 수출하는 대모엔지니어링의 이원해 대표는 "많은 배들이 중국에서 출발해 한국을 거쳐 세계 각지로 움직이는데, 중국에서 나오는 물량이 워낙 많다 보니까 계약 물량을 초과해 싣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 기업들의 화물을 실어야 하는 자리까지 중국 화물로 꽉 차서 아예 한국을 거치지 않으면 중소기업들 입장에선 손쓸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비싼 운임은 둘째치고, 아직도 배가 없어서 물건을 수출하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단 얘기다.
고객사와 장기계약을 맺은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하다. 물건을 받지 못해 생산 시설이 올스톱된 바이어들은 수출 기업에게 책임을 묻기 때문이다. 컨테이너 하나당 수천만 원의 피해가 누적되는 것은 물론이고, 최악의 경우 고객사를 놓칠 수도 있는 것이다.
그간 중기부는 물류 대란 해소를 위해 △임시선박 투입 △중소기업 전용 선복 배정 및 운임지원 △수출입물류종합대응센터 개소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해 12월 수출바우처사업의 지원사업 내 '국제운송서비스' 분야를 신설한 가운데 올해 5월부터는 국제운송비 지원 한도를 기존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물류난은 여전하다. 이에 따라 중기부는 추경 예산 109억 원(정부안)을 긴급 편성해 물류 전용바우처를 신설하고 약 1,000개 기업에 대해 물류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기존 수출바우처 참여 기업도 물류전용 바우처에 중복 지원을 가능하도록 해 최대 4,000만 원까지 물류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기부는 국적선사인 HMM과 중소기업 간 장기 운송계약 체결을 지원해 하반기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물류비로 수출할 수 있도록 운임비의 20%(2,000만 원 한도)를 지원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중기부의 지원 계획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목소리를 모았다. 예를 들면 해외 선사가 한국 기업의 화물을 많이 실을 수 있도록 입항료를 깎아주는 등의 혜택을 제공해 주자는 게 대표적이다. 결국 금전적 지원보다도 제때에 배를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물류난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라면,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게 경쟁력"이라며 "정부와 지원기관에서 책임감을 갖고 물류난을 해결하는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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