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기간 9분의 1 수준으로 줄어...설치비용도 아껴?
공사 중 환경오염 가능성도 최소화해
한국전력이 세계 최초로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해상풍력 발전기 부품들을 바다로 이송, 조립하면서 기상악화 등으로 공사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됐다. 일괄설치 기술은 육상에서 부품들을 조립한 후, 해당 발전기를 선박으로 운반해 바다에 한번에 설치하는 방식이다. 공사기간을 기존보다 최대 9분의 1 수준까지 단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해상풍력 발전 보급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7일 한전에 따르면 이날 군산항에서 해상풍력 일괄설치선(MMB) 진수식이 열렸다. 일괄설치선은 한전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일괄설치 기술이 적용된 선박이다. 해당 기술은 항구에서 선(先)조립해 건설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발전기 하부 기초와 상부 터빈을 모두 조립하고, 발전기 전체 구조물을 들어올려 바다로 운송해 설치한다.
기존 해상풍력 발전기 설치방법은 바다상에서 하부 기초를 지반에 말뚝을 박아 고정하는 방식이었다. 암반굴착과 시멘트액 주입 공정을 피할 수 없어, 소음과 부유물 발생, 시멘트 주입재로 인한 해양오염 위험성이 있었다. 또한 공정이 복잡해 터빈 설치까지 공사 기간이 최대 90일이 걸리고, 기상이 악화하면 사업 지연 가능성도 높았다.
일괄설치선에선 고중량·초장대 풍력 터빈 구조물을 안정적으로 들어올려 운송하기 위한 선체 운동 해석기술, 운송 전복방지기술 등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해상 설치기간은 기존 90일에서 10일로 크게 단축된다. 5메가와트(㎿) 규모의 발전터빈 기준 풍력발전기 설치비용도 86억 원에서 49억 원으로 줄일 수 있다. 공사 과정의 소음과 비용을 모두 줄여주는 덕에 국내 해상풍력 발전단지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개발된 일괄설치선은 한전의 서남권 및 신안 해상풍력사업의 하부 기초 운송 설치에 우선 적용될 예정이다. 한전은 일괄설치선이 민간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소규모 해상풍력단지나 기상탑 설치·해체, 해양선박 구조 등 다목적 해양작업에도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무성 한전 전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일괄설치선의 주요 기능은 해상풍력 하부 기초 등 터빈 설치지만, 다목적용으로 설계됐다"며 "독일, 스페인의 해상풍력 업체도 (활용 가능성을 보기 위해) 진수식 현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일괄설치선은 활용성이 커 해상풍력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일괄설치선 개발은 우리나라 최초이자 해상풍력 선진국인 유럽조차 아직 완수하지 못한 쾌거"라며 “2050 탄소중립의 핵심인 해상풍력 발전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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