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증거인멸·수사관 특수직무유기 송치
지휘라인?과장 및 팀장은 불송치 대신 감찰조사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달 1일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을 하고 있다. 이 전 차관은 취임 6개월 만인 지난 5월 28일 사의를 표명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뉴시스
경찰이 택시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등을 7일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서울경찰청은 해당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사건을 담당했던 서초경찰서 A 경사는 특수직무유기, 이 전 차관은 증거인멸교사, 택시기사 B씨는 증거인멸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6일 밝혔다.
다만 당시 서초서 지휘라인에 있던 형사과장과 형사팀장은 수사심의위원회 결과에 따라 불송치하기로 했다. 서울청은 "당시 서초경찰서 서장·과장·팀장의 보고의무 위반 및 지휘·감독 소홀 등에 대해선 경찰청 차원에서 감찰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전 차관은 변호사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6일 술에 취한 채 택시를 탔다가 서울 서초구 자택 앞에 도착해 자신을 깨우는 택시기사 B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후 B씨에게 택시 블랙박스 녹화영상 삭제를 요구하면서 돈을 건넨 것으로 조사돼 증거인멸교사 혐의가 적용됐다.
A경사는 당초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운전자 폭행죄였던 이 전 차관의 혐의를 반의사불벌죄인 형법상 폭행죄로 변경하고,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의 존재를 알고도 이를 확보하거나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내사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고도 못 본 체했고, 이 전 차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초대 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유력 인사란 사실을 인지한 점 등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이번 사건은 '봐주기 수사' 논란으로 번졌다. 서울청은 지난 1월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지난달 9일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