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해진 것 없어" 선긋기
한일 정상회담 여부도 안갯속
일본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방일 의사를 밝혔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청와대 역시 현재까지 확정된 것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도쿄올림픽이 1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문 대통령의 개막식 참석은 물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와의 첫 한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도 안갯속에 빠져드는 분위기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관방장관은 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각국 정상의 올림픽 개회식 및 참석에 대해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각국의 올림픽위원회 사이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현 시점에서 (문 대통령의) 방일 통보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 정부가 일본 측에 문 대통령의 방일 의사를 전달했다”는 산케이신문의 기사를 일본 정부가 공식 부인한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일본 언론의 추측성 보도에 코멘트하지 않겠다”며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일 정상의 만남은 또다시 불투명해졌다. 문 대통령은 스가 총리 취임 직후인 지난해 9월 전화 통화를 나눴다. 두 사람이 지난달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짧은 인사를 나누긴 했지만 정상회담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당시 약식 정상회담을 갖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일본 측이 돌연 취소하면서 무산된 탓이다. 스가 정권은 한국이 강제징용과 일본군 위안부 소송 등 과거사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한 외교대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산케이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문 대통령의 방일이 실현되면 스가 총리는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기대가 한껏 높아졌지만, 한일 양국이 문 대통령의 방일 자체에 선을 그으면서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이번 보도가 일본 언론의 의도적인 ‘띄우기’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23일로 예정된 개막식에 참석할 외국 정상의 윤곽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으면서 스가 총리의 정상외교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일본 안팎에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도쿄올림픽 개막식 참석 의사를 밝힌 주요국 정상은 2024년 올림픽 개최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유일하다. 일본이 큰 기대를 걸었던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질 바이든 여사가 대신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