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스타벅스가 6일 일회용 플라스틱 컵 없애기 실험을 시작했다. 제주 4개 매장에서는 테이크아웃 때도 일회용 컵을 쓸 수 없다. 대신 리유저블(다회용) 컵으로 음료를 마신 뒤 반납해야 한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가 특정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모두 퇴출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에 따르면 제주 서해안로 DT점, 애월 DT점, 칠성점, 협재점에서는 이날부터 일회용 컵이 사라졌다. 개인 컵이나 보증금 1,000원을 내고 다회용 컵을 사용해야 한다.
스타벅스는 다회용 컵 약 6만 개를 발주했고 주문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다회용 컵은 순수 폴리프로필렌(PP)으로 제작돼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사용한 다회용 컵을 제주 지역 4개 매장과 제주공항에 있는 무인 반납기에 넣으면 보증금이 반환된다.
스타벅스는 ‘에코 제주 프로젝트’를 위해 SK텔레콤, 사회적기업 행복커넥트와 협업했다. 무인 반납기에는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영상분석 기술이 적용됐다. 반납기가 투입구 안쪽에 놓인 컵을 촬영해 딥러닝으로 형태를 탐지한 뒤 지정된 컵인지 판별한다. 회수된 다회용 컵은 행복커넥트가 운영하는 세척장으로 옮겨져 소독→세척→살균→건조 과정을 거쳐 매장으로 돌아간다.
스타벅스는 다회용 컵 사용 매장에 텀블러 셀프 세척기도 설치했다. 개인 컵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소비자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이날 제주 칠성점을 이용한 한 고객은 “늘 일회용 잔으로 가득 차 보기 좋지 않았는데 좋은 시도 같고 반납도 불편하지 않았다"며 "리유저블 컵을 세척해서 넣으니 깔끔하게 반납됐다”고 전했다.
스타벅스는 오는 10월까지 총 23개 제주 매장을 ‘일회용 컵 없는 매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나아가 2025년까지는 전국 매장에서 일회용 컵 사용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커피 시장 점유율 1위인 스타벅스의 시도에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회수와 세척에 한계가 있었던 다회용 컵을 확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제주라는 한정된 공간의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시각도 있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다회용 컵 회수율이 문제인데 제주는 무조건 공항을 통해야 하는 섬이라 가능할 수도 있다”며 “스타벅스 실험 결과를 보고 도입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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