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경북대병원 박준석 교수 연구팀,
강원대·하버드 의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엑소좀' 분석으로 1시간만에 분석
번거롭고 힘든 대장내시경 검사 대신 피 한 방울로 대장암을 진단하는 방법은 없을까.
칠곡경북대병원 박준석 대장항문외과 교수와 강원대 박종민 화학ㆍ생화학부 교수, 미국 하버드대 의대 이학호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혈액 검사 만으로 96% 정확도로 대장암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병원 측이 밝혔다.
‘전기화학기반 센서를 이용해 대장암 진단이 가능한 혈액 내 엑소좀 분석방법’이란 긴 제목이 붙은 이 진단법은 혈액 속에 대장암이 있는 사람에게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단백질을 1시간만에 분석할 수 있게 해주는 차세대 진단기술이다. 또 세포간의 신호전달문질인 ‘엑소좀’에 존재하는 대장암 특이 단백질 표지자(EpCAM, EGFR, CD24, GPA33)를 분석, 조합함으로써 대장암을 96%의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면역자기-전기 분석 기술(immunomagnetic electrochemical analysis)을 이용해 소량의 혈액을 1시간만에 분석할 수 있게 됐다. 기존의 엑소좀 분석 기술은 분석 대상에 따라 12시간에서 며칠씩 걸리는 경우가 많아 실용화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번에 개발한 진단법은 기존 엑소좀 분석법의 단점을 개선, 1시간만에 신속하게 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96%로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대장암 진단은 분변검사나 대장내시경 검사가 일반 적이다. 대장내시경은 정확도는 높지만 검사가 번거로워 미루다가 조기발견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분변검사 법은 정확도가 크게 떨어진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피 한 방울로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연구팀은 칠곡경북대병원 대장암 센터를 찾은 환자 142명을 대상으로 혈장샘플을 채취, 엑소좀 분석을 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또 대장암 진단뿐만이 아니라 5년 뒤 대장암 환자의 암재발 가능성도 예측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박준석 교수는 “대장내시경 검사는 가장 정확하지만 한 번 하고 나면 ‘다시는 안 한다’고 할 정도로 번거로운 게 현실”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진단법을 상용화하면 매년 실시하는 국민건강검진 혈액검사 항목에 대장암 검사를 하나 추가하는 것만으로 대장암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립선암을 혈액검사로 95~96%의 정확도로 검사하는 게 부러웠다"며 "용종이나 0기인 상피내암 단계에선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대장내시경 검사와 보완적으로 적용하면 대장암으로 고통받는 일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ㆍ의료기술개발사업, 신진 연구자 지원사업, 기초연구실(BRL)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2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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